안개 낀 항구의 등대지기와 낡은 배

짙은 안개가 항구를 삼킨 밤이었다. 낡은 돛단배 한 척이 갈 길을 잃고 불안하게 떠다니고 있었다. 배에는 오랜 항해로 닳고 닳은 선장이 타고 있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구나. 세상의 모든 길이 안개 속에 숨어버린 듯하오.”

선장의 절박한 목소리가 안개 속으로 희미하게 퍼져나갔다. 그때, 저 멀리 희미하게 빛나는 불빛이 보였다.

“저것은… 등대인가?”

배는 천천히 그 불빛을 향해 나아갔다. 등대지기는 낡은 등대 꼭대기에서 조용히 불빛을 밝히고 있었다. 선장이 배를 등대 가까이 댔다.

“길을 잃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합니까?”

등대지기가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모든 길은 마음속에 있습니다. 당신의 항해는 당신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선장은 등대지기의 말을 곱씹었다. 그의 말은 마치 안개 속에서 길을 밝히는 등대의 빛처럼, 마음 깊은 곳을 비추는 듯했다.

“그렇군요. 저는 그저 밖의 지도를 찾고 있었지만, 진정한 지도는 제 안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선장은 낡은 나침반을 손에 쥐고, 이제는 자신의 마음속 등대를 믿기로 했다. 희미한 빛줄기가 낡은 배의 뱃머리를 비추었다.

안개 속에서도 우리는 보이지 않는 길을 찾을 수 있다. 세상의 소란함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우리 안의 고요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가 있다. 그 목소리가 바로 우리를 진정한 목적지로 이끌어 줄 유일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마음속 등대가 켜지면, 어떤 안개도 우리의 여정을 막을 수 없다.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는 항해사였던 것이다. 삶의 폭풍우 속에서도, 우리 안의 등불은 꺼지지 않고 길을 밝힐 것이다.

가장 큰 지혜는 항상 가장 단순한 원칙 속에 있다에리히 프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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