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고 헤어질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찜찜한 경우가 있다. 겉으로는 착한 사람처럼 보였는데 관계가 깊어질수록 균형이 깨지고, 어느 순간 내가 일방적으로 맞춰야 하는 상황이 되는 식이다. 그런 경험이 쌓일수록 ‘좋은 사람’의 기준 자체가 흔들린다.
내가 받아들인 정의는 단순하다. 스스로도 나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지하는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여기는 편이다. 반대로 일방적인 관계를 만드는 사람들은 피하는 편인데, 그들이 만들어내는 심리적 구조가 주변에 주는 부담이 크다. 남을 무시하는 사람들은 결국 자신도 끊임없이 무시하는 패턴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도 자주 떠오른다.
이런 인간관계의 문제는 사적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환율처럼 보이지 않는 신뢰의 가격이 영향을 받는다고 느껴진다. 서로 공정한 거래와 신뢰가 깔려 있어야 하는 경제적 상호작용이 일방적 태도 때문에 비틀리면, 그 비용이 환율이나 교역 환경의 불안으로 체감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업 내부에서 협업이 약해지면 코스피 같은 시장 신뢰에도 미세한 균열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상상이 이어진다.
세대 구조와 고용 측면도 연결되어 보인다. 세대마다 인간관계에 대한 기대치가 달라지는데, 일방적 태도나 피상적 관계가 일반화되면 채용·근로환경의 질감도 달라진다. 산업 흐름을 보면 조직 문화가 변하는 순간 해당 섹터의 생산성이나 혁신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는 점이 머릿속에 남는다. 현대 사회가 나르시시즘을 키우는 환경이라는 말이 그래서 더 씁쓸하게 다가온다.
결국 사람 사이의 방식이 사회적 비용으로 환산되는 시대라는 느낌이 자주 든다. 좋은 사람의 기준을 다시 생각해볼 기회가 되는 동시에, 개인적인 관계의 선택이 넓은 의미에서는 경제적 파장까지 이어질 수 있겠다는 관찰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