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5,600을 넘기면서 시장 전반에 대한 시선이 조금 달라졌다. 장기 저평가 구간에서 벗어났다는 평가와 함께 동시에 불안 요소도 커졌다. 개인적으로는 숫자 하나하나가 주는 의미를 차분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먼저 PER 얘기부터 하자면,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포워드 예상 PER는 약 10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숫자만 보면 여전히 낮은 편이라고 볼 수 있지만, 낮다고 해서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PER이 낮은 배경에는 특정 업종, 특히 이익 기여가 큰 기업들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삼성전자에 대한 PBR 논의도 눈에 띈다. 한 보고서는 삼성전자가 PBR 2.9배까지 갈 경우 주가가 24만 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역사적 평균은 1.5배 정도였다는 점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즉, PBR이 크게 늘어날 경우에는 밸류에이션의 재평가가 이루어지는 셈이지만, 그만큼 기대가 높아졌다는 뜻도 된다.
더 큰 쟁점은 이익 증가의 구조다. 코스피 이익 상향폭 127조 가운데 반도체가 무려 122조를 차지하고 있다. 이 말은 전체 이익 개선이 특정 섹터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섹터별 편중이 심하면 외부 충격에 대한 취약성이 커지고, 시장 전체의 움직임도 한두 업종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 결과로 얻는 기회와 위험이 공존한다. 내수 중심 업종에서 수익성 개선이 지속된다면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 긍정적이겠지만, 반도체 의존도가 계속 높아지면 주가 상승이 과열로 이어질 우려도 남는다. 그래서 당분간은 반도체 이익 전망과 코스피의 PER·PBR 변화, 내수 업종의 성과, 그리고 외부 경제 변수들을 함께 살피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