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높고 험준한 산자락 아래에는 두 그루의 나무가 살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바람이 불 때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여린 갈대였고, 다른 하나는 거센 바람에도 끄떡없이 뿌리를 내린 단단한 바위였습니다. 갈대는 늘 불안에 떨었습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오늘은 또 어떤 바람이 불어올까, 혹시라도 뿌리째 뽑혀버리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했습니다. 강한 바람이 불면, 갈대는 몸부림치며 꺾일 듯 흔들렸습니다.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갈대는 지친 몸을 일으키며 하늘을 원망하곤 했습니다. ‘왜 나만 이렇게 약한 것일까. 저 바위처럼 단단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바위는 그런 갈대를 말없이 지켜보았습니다. 바위는 수많은 계절을 견뎌왔습니다. 뜨거운 여름 햇살에도, 매서운 겨울 눈보라에도, 거센 바람에도 바위는 늘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바위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았지만, 갈대를 탓하거나 부러워하지도 않았습니다. 바위의 삶은 평온했습니다. 때로는 햇살에 몸을 데우고, 때로는 시원한 비를 맞으며, 때로는 작은 새들이 잠시 앉아 쉬어가는 안식처가 되어주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갈대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바위에게 물었습니다. ‘바위여, 당신은 어찌 그리 흔들림 없이 평온한가요? 저는 매일 바람 때문에 괴롭습니다. 바람을 막을 수도, 바람이 멈추기를 바랄 수도 없습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는 것인가요?’
바위는 천천히, 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답했습니다. ‘갈대여, 나는 바람을 막지 못한다.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막을 수도 없고, 바람이 멈추기를 바랄 수도 없다. 나는 다만, 내게 통제할 수 없는 바람에 흔들리는 대신, 내 안의 뿌리를 더 깊이 내리고, 내 몸을 바람에 맡기는 법을 배웠을 뿐이다. 바람이 멈추기를 바라며 애쓰는 대신, 바람이 지나갈 때까지 견디는 법을 배운 것이다.’
갈대는 바위의 말을 곱씹었습니다. 바람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 바람이 멈추기를 바라는 것은 헛된 일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자신의 괴로움은 바람 자체가 아니라, 바람에 대한 자신의 통제 불가능한 걱정과 저항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된 것입니다.
**에픽테토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오직 하나뿐이다.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대한 걱정을 멈추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삶도 갈대와 다르지 않습니다. 직장 상사의 무리한 요구, 끊임없이 오르는 물가, 예측 불가능한 미래, 타인과의 비교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 등 우리는 수많은 ‘바람’ 앞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이 바람을 멈추게 할 수도, 바람의 방향을 바꿀 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불안해하고 좌절하며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마치 갈대가 바람에 몸부림치듯, 우리는 통제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한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고, 마음의 평화를 잃어버립니다. 성공에 대한 조급함, 돈에 대한 불안, 타인의 시선에 대한 염려, 그리고 그로 인한 번아웃은 모두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대한 끝없는 걱정에서 비롯됩니다.
갈대가 바람을 탓하는 대신, 자신의 뿌리를 더 깊이 내리듯, 우리도 통제할 수 없는 일에 에너지를 쏟는 대신,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나 자신’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나의 생각, 나의 태도, 나의 행동. 이 또한 바위처럼 단단한 내면의 뿌리가 될 수 있습니다.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평온은, 바람을 막는 힘이 아니라, 바람 앞에서 침착하게 자신의 자리(자신의 통제 가능한 영역)를 지키는 지혜에서 옵니다. 오늘, 당신을 괴롭히는 바람은 무엇인가요? 그 바람을 멈추려 애쓰기보다, 당신의 뿌리를 더 깊이 내리는 법을 연습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