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드넓은 산자락 아래 작은 마을이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부지런히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며 살아갔습니다. 그중에서도 촌장은 마을의 가장 큰 나무 아래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늙은 나무꾼을 늘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그 나무꾼은 도끼를 들고 숲에 들어가도, 제대로 된 나무 한 그루 베지 못하고 돌아오기 일쑤였습니다. 간신히 베어 온 나무는 뒤틀리고 옹이가 많아 제대로 쓸모가 없었습니다. 어떤 나무는 너무 앙상해서 땔감으로도 부족했고, 어떤 나무는 썩은 흔적이 있어 가구로 만들 수도 없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보며 ‘저렇게 쓸모없는 사람은 왜 마을에 셈이 되는가’라며 수군거렸습니다.
어느 해, 마을에 큰 가뭄이 들었습니다. 냇물은 말라붙었고, 밭의 작물은 타들어 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절망에 빠졌습니다. 촌장은 어떻게든 물을 찾아보려 했지만, 솟아날 샘물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 그 늙은 나무꾼이 묵묵히 숲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는 평소처럼 뒤틀리고 앙상한 나무들을 베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나무들을 엮어 냇가에 거대한 구조물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저 쓸모없는 늙은이가 이제는 헛된 짓까지 하는구나’라며 비웃었습니다.
며칠 뒤,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굵은 빗줄기는 마른 땅을 적셨고, 냇가는 다시 물로 채워졌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늙은 나무꾼이 만들어 놓은 구조물 덕분에 물이 한곳으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앙상한 나무 조각들을 엮어 훌륭한 둑을 만들어 놓았던 것입니다. 그 둑 덕분에 마을 사람들은 마실 물과 농사에 필요한 물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뒤틀리고 옹이 많은 나무들이 엮여 튼튼한 둑이 되어 마을을 구원한 것입니다.
그제야 마을 사람들은 깨달았습니다. 쓸모없다고 여겨졌던 그 앙상한 나무들이, 튼튼한 구조물을 만드는 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리고 그 쓸모없음의 가치를 알아보고 활용한 늙은 나무꾼의 지혜를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장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쓸모없음의 쓸모가 가장 큰 법이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쓸모없다고 여기는 것들을 외면하고 살아가는가. 직장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동료, 성공과 돈이라는 잣대로만 자신과 타인을 평가하며 조급해하는 마음,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며 자신을 깎아내리는 습관, 결국 번아웃으로 이어지는 과도한 경쟁까지. 이 모든 것들이 어쩌면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쓸모없음’ 속에 숨겨진 거대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요.
뒤틀린 나무가 훌륭한 둑을 만들듯, 때로는 우리의 ‘결점’이라 여기는 것들이 오히려 우리를 특별하게 만들고,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빛을 발하게 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쓸모없음 속에 좌절하기보다, 그 안에 숨겨진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려는 지혜가 필요할 때입니다. 그것이 바로 장자가 말한, 가장 큰 쓸모를 얻는 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