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깊은 숲 속에 뛰어난 궁수가 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아르젠. 아르젠은 손끝 하나만 스쳐도 나무가 쓰러질 만큼 날카로운 명궁이었다. 그는 수많은 연습을 통해 바람의 방향, 나무의 떨림, 심지어 새의 날갯짓까지 완벽하게 읽어낼 수 있었다. 어느 날, 아르젠은 평생의 숙원이었던, 하늘 높이 쏘아 올려 한 점의 구름도 건드리지 않고 다시 땅으로 떨어지는 화살을 완성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가장 곧고 단단한 나무를 골라 정성껏 화살을 깎았고, 깃털은 가장 가볍고 튼튼한 독수리의 깃을 구해 완벽한 균형을 잡았다. 마침내 쏘아 올린 화살은 맹렬한 기세로 하늘을 갈랐다.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화살은 구름을 뚫고, 푸른 하늘을 가르며, 마치 영원히 솟아오를 듯했다. 아르젠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의 완벽한 솜씨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화살은 속도를 잃기 시작했다. 곧추세웠던 깃은 미세하게 흔들렸고, 맹렬했던 기세는 점차 잦아들었다. 결국 화살은 최고점에 다다른 후, 중력을 거스르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르젠은 그제야 깨달았다. 아무리 완벽하게 쏘아 올린 화살이라도, 결국에는 땅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의 완벽함은 찰나에 불과했으며, 화살의 여정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이처럼, **하이데거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간은 죽음을 향해 던져진 존재다.’**
아르젠의 화살처럼, 우리 역시 태어나는 순간부터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려 삶이라는 궤적을 따라 나아간다. 우리는 때로 직장 상사의 질책에 좌절하며, 혹은 성공과 돈에 대한 조급함에 휩싸여 스스로를 몰아붙인다.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재단하고, 번아웃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기도 한다. 마치 아르젠이 자신의 완벽함에 도취되어 화살의 필연적인 낙하를 잠시 잊었던 것처럼, 우리 역시 삶의 순간적인 성취나 고통에 집중하느라 우리가 걸어가는 길의 끝, 즉 죽음을 망각하고 살아갈 때가 많다.
하지만 아르젠의 화살이 떨어진다고 해서 그 여정이 무의미했던 것은 아니다. 하늘을 가르던 맹렬함, 그 찰나의 아름다움은 분명 존재했다. 우리의 삶 또한 마찬가지다. 비록 언젠가는 멈춰야 할 여정이라 할지라도, 그 과정에서 맺는 관계, 나누는 감정, 배우고 성장하는 순간들이 우리 삶을 채우는 고유한 빛깔이 된다. 죽음을 향해 던져졌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허무함을 안겨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을 더욱 치열하고 의미 있게 살아가도록 이끄는 철학적 나침반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화살이 땅에 닿기 전까지, 가장 아름답게 날아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