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이라고 스스로 여겼던 경험이 있다면, 그 믿음이 어디에서 왔는지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개인적인 관찰로는 한국에서 중산층을 판단할 때는 소비 수준이나 생활 방식이 훨씬 크게 작용하는데, 그 때문에 실제 자산 수준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글은 그런 착각의 원인을 자산 통계와 세대별 자산 축적 경로를 통해 차근히 살펴본 기록이다.
실제 자산 수치를 보면 예상보다 낮게 느껴질 때가 많다. 서민이나 중산층의 평균 자산이 4억에서 5억 원대이고, 중위 자산은 약 3억 원이라는 통계는 소비로 드러나는 여유와는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특히 상위 10%의 자산 기준이 11억 8천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흔히 ‘순자산 10억 원’을 중산층의 성취로 생각하는 인식이 착오일 수밖에 없다.
중산층을 규정하는 잣대도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인의 일상적 정의는 여유로운 삶과 여가 활동을 포함하는 생활 수준 중심인데, OECD 기준은 소득만을 기준으로 삼아 자산은 따로 보지 않는다. 이 차이는 같은 사람을 두고도 통계상 중산층이 될 수도, 현실적 체감에서는 다른 계층으로 느껴질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자산 축적의 길은 세대와 직업에 따라 다르게 전개된다. 20대와 30대는 무자본 창업 등 새로운 기회가 늘어나면서 자산 형성의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은 회사 생활을 통해 급여를 모아 자산을 쌓는다. 통계상 40대가 되면 평균 순자산이 4억에서 5억으로 올라가는 경향이 있어, 연령이 자산 축적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다는 점도 확인된다.
이런 격차에는 시장 변동성이 영향을 준다. 환율 변동은 수입물가와 실질 소득에 영향을 미쳐 자산 축적 속도를 바꿀 수 있고, 코스피 같은 주식시장의 흐름은 중산층의 금융자산 운용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산업별로도 소득과 자산 축적 방식이 달라, 특정 섹터에서 일하는지 여부가 개인의 경제적 위치를 좌우하기도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인식과 현실의 괴리를 인정하는 것이다. 중산층을 소비 행태로만 판단하면 자산의 실질적 상태를 놓치게 되고, 세대별로 다른 축적 경로를 고려하지 않으면 개인의 재무 계획도 빗나가기 쉽다. 관찰자로서는 향후 OECD 기준 변화나 세대별 자산 구성의 변화, 그리고 부동산과 금융자산 간 선택의 변화 같은 지점들을 유심히 지켜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