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푸른 언덕과 굽이치는 강이 어우러진 작은 마을에 ‘바보’라고 불리는 농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늘 밭을 갈 때마다 같은 자리에 놓인 커다란 돌에 걸려 넘어지곤 했습니다. 넘어질 때마다 흙투성이가 되고, 때로는 밭일 도구마저 놓쳐버리기 일쑤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의 덤벙거림을 보고 혀를 찼지만, 바보 농부는 그때마다 툴툴 털고 일어나 다시 쟁기를 잡을 뿐이었습니다.
마을 어귀에는 수백 년 된 느티나무 아래 앉아 세월을 낚는 현명한 노인이 있었습니다. 노인은 바보 농부가 돌에 걸려 넘어지는 모습을 매번 지켜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안타까운 마음에, 다음에는 그의 어리석음에 답답한 마음에, 그러다 어느덧 익숙해진 듯 무심하게 보았습니다.
어느 해,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려 밭이 질퍽해졌습니다. 바보 농부는 평소처럼 쟁기를 끌고 밭으로 나섰습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그 커다란 돌에 발이 걸려 앞으로 고꾸라졌습니다. 이번에는 쟁기가 옆으로 굴러가 강가로 향했고, 엎어진 김에 얼굴을 묻은 농부는 콧잔등에 닿는 차가운 돌의 감촉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그는 억울한 듯, 허탈한 듯 하늘을 보며 신음했습니다. ‘아이고, 또 이놈의 돌 때문에!’
그때, 느티나무 아래에서 노인이 나지막이 농부를 불렀습니다. ‘농부여, 이제는 그 돌을 보았으니 그만 일어서거라.’
바보 농부는 퉁퉁 부은 얼굴로 노인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노인장, 저는 왜 이렇게 멍청한 걸까요? 매번 같은 돌에 넘어지고 말입니다.’
노인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실수는 인간이 저지르는 것이지만, 그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바보 농부는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는 매번 넘어질 때마다 아프고, 억울하고, 곤란했지만, 다음 날이면 그 돌의 존재를 잊고 다시 같은 자리로 향했습니다. 그는 돌을 옮기거나, 피해서 가거나, 혹은 그 돌을 밭의 일부로 받아들일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넘어지는 것이 그의 일상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노인의 말은 바보 농부의 가슴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그는 그날 이후, 밭으로 나설 때마다 그 커다란 돌을 똑똑히 보았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 돌을 피해 밭을 갈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하게도, 밭은 더 넓어진 듯했고, 쟁기질은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넘어지지 않으니 흙투성이가 될 일도, 밭일 도구를 잃어버릴 일도 없었습니다.
우리 삶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직장에서 상사의 쓴소리에 상처받고, 다음 날 또 같은 잘못으로 질책받기를 반복합니다. 성공과 돈에 대한 조급함에 휩쓸려 무모한 시도를 하고 실패를 맛보지만, 그 실패의 원인을 깊이 성찰하기보다는 또 다른 기회만을 좇습니다. 때로는 타인과의 비교 속에 자신을 깎아내리지만, 그 비교의 덧없음을 깨닫지 못하고 또다시 같은 감정에 휩싸입니다. 번아웃이라는 깊은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면서도, 정작 그 번아웃을 불러온 삶의 패턴을 바꾸지 못하고 다시금 같은 무리한 일정을 이어갑니다.
바보 농부가 그 커다란 돌을 보고도 피할 생각을 못 했던 것처럼, 우리 역시 삶의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만들어내는 익숙한 패턴을 반복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엘버트 허버드의 말처럼,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실수를 통해 배우고, 변화하고, 더 나은 길을 선택하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오늘, 당신을 넘어뜨리는 그 ‘돌’은 무엇입니까? 이제는 그 돌을 똑똑히 보고, 당신의 삶을 더 넓고 수월하게 만들어갈 용기를 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