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페이지에 새겨질 이름

옛날 옛적, 높고 험준한 산맥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작은 마을에 두 명의 현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한 명은 마을의 존경받는 촌장이었고, 다른 한 명은 산속 깊은 곳에서 은둔하며 살아가는 늙은 거장이었습니다. 촌장은 마을 사람들의 삶을 보살피며 늘 분주했고, 그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질서와 번영이 깃들었습니다. 그는 훌륭한 집을 짓고, 풍성한 수확을 거두었으며, 그의 지혜는 사람들 사이에서 칭송받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의 이름 앞에 ‘존경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그의 업적을 기렸습니다.

반면, 산속의 거장은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오직 자신과의 대화에 몰두했습니다. 그는 화려한 집도, 풍족한 재물도 갖지 않았습니다. 그의 삶은 소박했고, 그의 존재는 옅은 바람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그는 매일 아침 가장 먼저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감사했고, 저녁이면 별들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 명상에 잠겼습니다. 그는 작은 풀 한 포기의 생명력을 경이롭게 여겼고, 거센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무의 강인함을 닮으려 애썼습니다. 그의 삶은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았지만, 그의 내면은 깊고 고요한 호수처럼 평온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마을의 촌장과 산속의 거장은 나란히 삶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촌장은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그의 공적을 기리는 성대한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의 이름은 비석에 새겨졌고, 그의 이야기는 마을의 역사책에 기록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삶을 되돌아보며 그의 지혜와 헌신을 찬양했습니다. 그의 마지막 페이지는 화려하게 장식되었습니다.

한편, 산속의 거장은 홀로, 혹은 몇 안 되는 그의 벗들과 함께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그의 곁에는 화려한 장식도, 떠들썩한 추모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삶을 함께했던 이들은 그의 미소, 그의 따뜻한 격려, 그리고 그가 나누었던 소박한 지혜들을 가슴 깊이 새겼습니다. 그의 이름은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의 삶은 그가 만났던 존재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의 마지막 페이지는 고요하지만 빛나는 별처럼 새겨졌습니다.

이 이야기의 끝에서 우리는 깨닫습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모든 사람의 삶은 똑같이 끝난다. 어떻게 살았느냐가 그 사람을 차별화할 뿐이다.’

오늘날 우리는 끊임없이 비교하고 조급해합니다. 직장 상사와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성공과 돈에 대한 끝없는 갈망,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느끼는 좌절감,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감당하느라 지쳐버린 번아웃. 우리는 마치 촌장의 삶처럼 외적으로 보이는 성취와 인정에 집착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헤밍웨이의 말처럼, 우리의 마지막 순간은 결국 모두에게 찾아옵니다. 우리가 어떤 집을 짓고, 어떤 직책을 맡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지는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희미해질 수 있습니다. 진정으로 우리를 차별화하는 것은, 우리가 그 과정에서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 누구에게 어떤 온기를 나누었는지, 그리고 자신과의 깊은 대화 속에서 어떤 평화를 찾았는지일 것입니다. 어쩌면 산속 거장처럼, 세상의 소음 속에서도 나만의 고요함을 지키며 살아가는 삶이, 마지막 페이지를 가장 아름답게 채우는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삶이 마지막 순간에 이르렀을 때, 후회보다는 감사와 평온이 우리를 감싸기를,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이름이 우리를 차별화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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