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오롯한 나무

아주 먼 옛날, 깊고 깊은 숲 속에 각기 다른 모습과 향기를 지닌 나무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었다. 어떤 나무는 하늘 높이 뻗어 웅장함을 자랑했고, 어떤 나무는 땅에 낮게 드리워 부드러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하지만 그 숲에서 가장 특별한 나무는 바로 자신만의 고유한 향기를 뿜어내는, 이름 없는 작은 나무였다.

봄이 오면 여느 나무들은 저마다 화려한 꽃을 피우며 자랑하기에 바빴다. 붉은 꽃, 하얀 꽃, 노란 꽃. 숲은 온통 축제의 장 같았다. 작은 나무는 꽃을 피우지 않았다. 대신, 봄바람이 불 때마다 은은하고 싱그러운 향기를 숲 속에 퍼뜨렸다. 그 향기는 코를 간질이는 달콤함도, 귓가를 맴도는 강렬함도 아니었지만, 맡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잔잔한 기쁨을 선사했다.

어느 날, 숲 속으로 고독한 사냥꾼이 찾아왔다. 그는 숲의 모든 나무를 알았지만, 유독 작은 나무의 향기에 이끌려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숲의 다른 나무들처럼 높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작은 나무 옆에 앉아 숨을 고르며 향기를 음미했다. ‘이 나무는 다른 나무들과 다르구나. 숲의 다른 나무들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지만, 너는 너만의 방식으로 숲을 채우는구나.’ 사냥꾼은 그렇게 나지막이 읊조렸다.

계절이 바뀌고, 숲의 나무들은 여전히 저마다의 방식으로 아름다움을 뽐내거나, 혹은 바람에 가지를 흔들었다. 작은 나무는 변함없이 자신만의 향기를 뿜어내며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켰다. 때로는 다른 나무들의 화려함에 뒤처지는 듯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는 결코 자신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

마침내, 숲의 가장 지혜로운 올빼미가 작은 나무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작은 나무야, 너는 왜 다른 나무들처럼 화려한 꽃을 피우려 애쓰지 않느냐?’ 그러자 작은 나무는 조용히 답했다. ‘저는 꽃을 피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저는 저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저를 대신할 나무는 이 숲에 없을 것이고, 저는 저만의 향기로 이 숲을 채울 수 있으니까요.’

그 순간, 숲 전체에 잔잔한 울림이 퍼졌다. 지혜로운 올빼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너의 말이 옳다. 너는 너이기 때문에 특별한 것이며, 너는 너이기 때문에 이 숲에 꼭 필요한 존재이다.’

**코코 샤넬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를 대신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므로 나는 나다워야 한다.’**

우리는 종종 숲 속의 다른 나무들을 부러워한다. 직장에서는 유능한 동료의 능력을, 인간관계에서는 다정하고 사교적인 사람의 매력을, 또 어떤 이들은 빠르게 성공한 이들의 삶을 보며 자신을 깎아내리곤 한다. ‘나는 왜 저렇게 되지 못할까’, ‘나는 왜 부족할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자신만의 고유한 향기를 잃어버릴 위험에 처한다.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업무에 번아웃을 느끼면서도, 타인의 성공을 향한 조급함에 스스로를 몰아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숲 속의 작은 나무처럼,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고유한 가치와 향기를 지니고 있다. 나를 대신할 사람은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타인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기보다, ‘나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향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숲 속의 작은 나무처럼, 혹은 코코 샤넬이 말했듯, 우리 각자가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일 것이다. 자신을 잃지 않고 오롯이 ‘나’로 살아갈 때, 비로소 우리는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