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와 샘물: 어리석음을 피하는 지혜

옛날 옛적, 깊고 푸른 산자락 아래 작은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 산비탈에는 수많은 돌멩이들이 굴러다니고 있었는데, 유독 어떤 돌멩이 하나는 늘 불만이 많았습니다. ‘아, 나는 왜 이대로 여기 멈춰 있어야 하는가? 저 아래 넓은 들판으로 굴러떨어져 시원한 물줄기를 만나고 싶다. 혹은 거대한 바위와 부딪혀 부서져 산의 일부가 되고 싶다.’ 돌멩이는 늘 주변의 다른 돌멩이들에게 으스대며 말하곤 했습니다. ‘나는 곧 세상을 바꾸고 말 테다. 언젠가는 거대한 폭포수가 되어 모든 것을 휩쓸거나, 아니면 깎이고 깎여 매끈한 조약돌이 되어 귀한 장신구가 될 것이다.’

그 옆에는 작고 소박한 샘물이 솟아나고 있었습니다. 샘물은 늘 말없이 맑은 물을 흘려보냈습니다. 주변의 흙먼지가 묻어오면 스스로를 맑게 씻어내고, 햇빛이 강렬하면 시원한 물줄기로 주변을 적셨습니다. 샘물은 다른 이들에게 뽐내거나 큰 변화를 꿈꾸지 않았습니다. 다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할 뿐이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산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돌멩이들이 걷잡을 수 없이 굴러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불만이 많았던 그 돌멩이도 신이 나서, 혹은 떠밀려 굴러갔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품었던 돌멩이는 결국 숲속의 덤불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게 되었습니다. 굴러가기만을 바랐던 다른 돌멩이들은 낭떠러지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거나, 늪지에 빠져 썩어갔습니다. 그나마 굴러떨어진 돌멩이 중 일부는 냇가로 흘러가 물살에 닳아 매끈한 조약돌이 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엉뚱한 곳에 박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반면, 샘물은 그 격렬한 산사태 속에서도 꼼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흙먼지로 흐려졌던 주변 땅을 맑게 씻어내고, 흙이 쓸려 내려가지 않도록 굳건히 자리를 지켰습니다. 비가 많이 와도 넘치지 않고, 가물어도 마르지 않으며, 묵묵히 생명을 살리는 물을 흘려보냈습니다. 산사태가 잦아든 후, 사람들은 샘물 덕분에 흙이 쓸려내려가지 않은 마을의 안녕을 감사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찰리 멍거가 다음과 같이 말한 것을 떠올리게 합니다. ‘우리는 똑똑해지려 하기보다 어리석은 짓을 안 하려고 노력한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더 똑똑해지라고, 더 성공하라고, 더 많은 것을 가지라고 부추깁니다. 직장 상사와의 관계에서 겉으로만 동의하는 척하다가 결국 일을 그르치거나, 성공과 돈에 대한 조급함에 섣부른 투자를 감행하고 후회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몰아붙이다가 결국 번아웃을 겪기도 합니다. 마치 산비탈의 돌멩이처럼, 큰 변화를 꿈꾸며 굴러가기만을 바라지만, 그 과정에서 더 큰 어리석음에 빠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샘물처럼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불필요한 욕심이나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습니다.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가장 현명한 길일지도 모릅니다. 찰리 멍거의 말처럼, 우리는 거창한 똑똑함보다는 어리석음을 피하는 지혜를 먼저 갈고 닦아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우리를 지켜줄 단단한 뿌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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