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는 발자국, 흔적을 남기는 삶

옛날 아주 먼 옛날, 거대한 산맥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깊은 숲 속에 두 마리의 다람쥐가 살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재빠름’이라 불리는 젊고 활기찬 다람쥐였고, 다른 하나는 ‘지혜’라 불리는 오랜 세월을 숲의 모든 것을 지켜본 늙은 다람쥐였습니다.

재빠름은 매일같이 숲을 뛰어다니며 가장 빠르고 탐스럽게 생긴 도토리를 찾아다녔습니다. 그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도토리를 모아 자신의 굴에 쌓아두는 것에 큰 만족을 느꼈습니다. ‘더 많이, 더 빨리 모아야 해. 그래야 숲에서 가장 풍족한 다람쥐가 될 수 있지.’ 재빠름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는 쉴 새 없이 움직였고, 그의 발걸음은 숲의 낙엽 위를 스치듯 지나쳐 갔습니다. 그의 굴은 곧 도토리로 가득 찼지만, 그는 여전히 더 많은 도토리를 향해 달렸습니다.

반면 지혜는 달랐습니다. 그는 재빠름처럼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는 자신이 발견한 도토리를 심을 만한 땅을 찾아 조심스럽게 묻었습니다. 때로는 썩어가는 나무 밑동에 도토리 씨앗을 놓아두기도 했고, 때로는 척박한 땅에 흙을 덮어주며 정성을 다했습니다. 재빠름은 그런 지혜를 보며 의아해했습니다. ‘지혜, 당신은 왜 그렇게 느린가요? 그렇게 조금씩 심어서 무엇을 얻겠다는 건가요? 나의 굴은 이미 도토리로 넘쳐나는데.’

지혜는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재빠름아, 나는 내가 먹을 도토리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이 숲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싶을 뿐이란다. 내가 심은 씨앗이 자라나 더 많은 다람쥐들이 먹을 열매를 맺고, 그 열매가 또 다른 씨앗을 퍼뜨리는 것, 그것이 내가 바라는 흔적이란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재빠름이 모은 도토리는 썩어 없어지거나, 다른 다람쥐들이 그의 굴을 습격하여 모두 가져가 버렸습니다. 그의 굴은 다시 텅 비었고, 재빠름은 허탈함에 빠졌습니다. 그는 열심히 달렸지만, 그의 발자국은 숲의 시간 속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지혜가 심은 씨앗들은 싹을 틔우고 자라나 튼튼한 나무가 되었습니다. 그 나무들은 풍성한 열매를 맺었고, 숲의 다른 동물들에게도 먹이를 제공했습니다. 계절이 바뀌고 수십 년이 흐른 뒤, 숲은 지혜가 심은 나무들 덕분에 더욱 울창해지고 생기가 넘쳤습니다. 그의 흔적은 숲의 일부가 되어 영원히 남았습니다.

이처럼 **스티브 잡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하는 일은 세상에 흔적을 남기는 일이어야 한다.’

오늘날 우리는 끊임없이 바쁘게 살아갑니다. 직장에서는 상사에게 인정받기 위해, 동료들과 비교하며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 조급해합니다. 성공과 돈에 대한 집착은 우리를 더욱 빠르게 달리게 만들고, 때로는 지쳐 번아웃을 느끼게 합니다. 우리는 마치 재빠름처럼 순간의 성과에 매몰되어, 정작 우리 삶의 진정한 가치와 세상에 남길 흔적에 대해서는 잊고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우화는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은 단순히 많이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오래도록 기억될 무언가를 남기는 일이라고 말입니다. 그것이 꼭 위대한 업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 어려움에 처한 이에게 내민 작은 도움, 혹은 꾸준한 노력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기술 하나하나가 우리 삶의 소중한 흔적이 될 수 있습니다.

지혜로운 다람쥐처럼, 우리의 시간과 노력을 잠시 멈추고 세상에 어떤 흔적을 남길 것인지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가 하는 일이 단순히 덧없이 사라질 발자국이 아니라, 세상에 아름답고 의미 있는 흔적으로 오래도록 남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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