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빚는 궁수, 덧없는 화살

아주 먼 옛날, 푸르른 숲의 심장부에 오래된 활터가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천 년의 세월을 산 듯한 고목과, 신비로운 기운을 내뿜는 작은 샘물이 있었습니다. 이 활터에는 두 명의 궁수가 살고 있었습니다. 한 명은 젊고 혈기 넘치는 ‘신속’, 또 한 명은 백발이 성성한 ‘숙련’이었습니다.

신속은 늘 마음이 조급했습니다. 그의 화살은 바람을 가르며 맹렬하게 날아갔지만, 과녁에 닿기도 전에 힘을 잃거나 엉뚱한 곳으로 빗나가기 일쑤였습니다. 그는 매일 수백 개의 화살을 쏘아댔지만, 과녁에 명중하는 화살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그는 ‘더 빨리, 더 많이 쏘아야 한다’고 믿으며, 쉴 새 없이 활시위를 당겼습니다. 그의 하루는 수많은 화살이 허공을 가르는 소음으로 가득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늘 채워지지 않는 갈증과 허무함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숙련은 달랐습니다. 그는 하루에 고작 열 개의 화살만을 쏘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화살은 마치 살아있는 듯, 바람의 결을 읽고, 나무의 떨림을 느끼며 날아갔습니다. 그의 화살은 언제나 과녁의 가장 깊숙한 곳을 정확히 꿰뚫었습니다. 그는 화살을 쏘기 전, 오랜 시간 동안 바람의 방향을 살피고, 나무의 흔들림을 관찰하며, 자신의 숨결을 고르게 했습니다. 그의 동작 하나하나에는 깊은 사색과 신중함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의 활터는 조용했지만, 열 개의 화살이 만들어내는 명중의 소리는 숲 전체에 울려 퍼지는 듯했습니다.

어느 날, 신속이 지친 모습으로 숙련에게 다가와 물었습니다. ‘어르신, 어찌하여 그리 적은 수의 화살만을 쏘시는지요? 저처럼 더 많은 화살을 쏘아야 실력이 늘 텐데 말입니다.’

숙련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젊은이여, 화살의 개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화살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과 시간이 중요한 것이란다. 나는 화살을 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빚는 것이지. 한 발의 화살에 내 모든 집중과 경험을 쏟아붓는다면, 그것은 수백 개의 헛된 화살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것이 된단다.’

신속은 숙련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여전히 더 빠르고 더 많은 화살을 쏘는 것에 집착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신속은 수없이 많은 화살을 쏘았지만, 그의 활터에는 명중의 기쁨 대신 덧없이 사라진 화살의 잔해와 깊은 피로만이 쌓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쏜 화살의 개수를 세며 인생을 낭비했습니다.

반면 숙련은 그의 삶 속에서 묵묵히 시간을 빚어냈습니다. 그의 삶은 신속의 삶보다 훨씬 더 풍요롭고 깊었으며, 그의 명중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세네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생은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길 수 있다.’**

우리는 종종 신속처럼 살아갑니다. 직장 상사와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성공과 돈에 대한 조급함,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며 느끼는 불안감, 그리고 끝없는 업무에 지쳐 번아웃을 경험하는 우리들. 우리는 마치 수백 개의 화살을 쏘아내듯,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으려 애쓰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맙니다. ‘더 많이’, ‘더 빨리’라는 강박에 사로잡혀, 우리의 시간이라는 가장 소중한 화살을 헛되이 허공에 날려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세네카의 말처럼, 인생은 그 길이가 문제가 아니라 그 깊이가 문제입니다. 숙련처럼, 매 순간 우리의 시간이라는 화살에 집중과 정성을 쏟아붓는다면, 덧없이 사라지는 헛된 시간이 아니라,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가치 있는 경험으로 채워질 수 있습니다. 오늘, 당신의 시간이라는 화살을 어떻게 빚어낼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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