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탓하지 않는 궁수

아주 먼 옛날, 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산등성이에는 두 명의 뛰어난 궁수가 살고 있었습니다. 한 명은 ‘바람 타는 자’라 불렸고, 다른 한 명은 ‘바람 탓하는 자’라 불렸습니다.

‘바람 탓하는 자’는 늘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는 매번 활시위를 당길 때마다 하늘을 원망했습니다. ‘아, 또 바람이 너무 세게 부는구나. 저 바람만 아니었으면 과녁을 맞혔을 텐데.’ 그는 바람이 불면 화살을 쏘지 않고, 바람이 잦아들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바람은 제멋대로 불고, 그의 화살은 종종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거나 아예 날아가지 못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실패를 모두 바깥 환경 탓으로 돌렸습니다. 그의 연습은 늘 제자리걸음이었고, 그의 활솜씨는 좀처럼 늘지 않았습니다.

반면 ‘바람 타는 자’는 달랐습니다. 그는 바람이 부는 방향과 세기를 주의 깊게 살폈습니다. 바람이 좌측에서 불어오면 화살을 약간 우측으로, 바람이 강하게 불어오면 활시위를 조금 더 늦게 놓았습니다. 그는 바람을 적으로 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바람의 움직임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그 흐름에 맞춰 화살을 쏘았습니다. 때로는 바람 때문에 화살이 예상보다 덜 날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더 멀리 날아가기도 했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바람이라는 시스템을 이해하려 끊임없이 노력했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기술을 연마했습니다. 그의 화살은 점차 과녁의 정중앙을 정확하게 맞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바람이 아무리 거세도 흔들림 없이 목표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시간이 흘러, ‘바람 탓하는 자’는 여전히 불평을 늘어놓으며 자신의 부족함을 환경 탓으로 돌렸지만, ‘바람 타는 자’는 산등성이 최고의 명궁으로 칭송받게 되었습니다. 그는 바람을 이겨낸 것이 아니라, 바람과 함께 날아가는 법을 배웠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 삶에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우리는 종종 ‘바람 탓하는 자’처럼 우리의 어려움을 직장 상사, 부족한 돈, 혹은 경쟁자 탓으로 돌리곤 합니다. 때로는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 좌절하며 번아웃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람 타는 자’의 지혜처럼, 우리는 주어진 환경과 시스템을 탓하기보다 그것을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리누스 토발즈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진정한 프로그래머는 환경을 탓하지 않고 시스템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이 말은 단순히 코딩 세계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인생 또한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입니다.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 예측 불가능한 사회 현상, 때로는 우리 마음의 동요까지도 이해의 대상입니다. 문제의 근원을 외부에서 찾기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라는 시스템을 면밀히 분석하고 그 작동 원리를 이해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해결책을 찾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바람의 흐름을 읽고 화살을 날리는 궁수처럼, 우리도 삶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최적의 길을 찾아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좌절 속에서도 꿋꿋이 앞으로 나아가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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