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장을 보면서 드는 첫인상은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다. 3월 3일 이후 미국과 이란 간 긴장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하면서 코스피가 6,340포인트를 기록한 직후 불안정성이 증폭됐다. 결국 불과 며칠 사이에 6,340에서 6일 만에 약 19% 하락하는 충격적인 흐름이 나왔고, 그 여파가 반도체 관련 주식에도 그대로 전이됐다.
개별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와 SK이닉스가 단기간에 크게 흔들렸다. 초창기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20만 원, 100만 원이라는 심리적 가격대가 깨졌다. 원달러 환율이 1,506원까지 오른 상황과 신용거래 융자 장고가 33조원에 달하는 시장 구조도 매도 압력을 키운 배경으로 보인다. 이러한 요소들이 맞물리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외국인들은 2월 이후 코스피에서 약 17조 원을 순매도했다는 숫자가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비중이 49.8%로 50% 아래로 떨어진 점은 상징적인 변화다. 보유 비중 하락은 단기적인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고, 외국인 자금 흐름은 지수의 방향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렇다고 해서 반도체 업종 전체의 향방을 단정짓기는 어렵다. 이번 전쟁 상황이 AI 메모리 슈퍼사이클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일부 증권사는 2026년 코스피 목표 지수를 7,50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고, 삼성전자와 SK이닉스 목표 주가를 각각 26만 원, 120만 원으로 제시하는 등 중장기 수요에 베팅하는 시각도 있다.
단기 리스크와 중장기 기회가 공존하는 구조다. 환율 상승은 수입 비용을 올려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반도체 쪽에서는 AI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전쟁 장기화와 외국인 매도 지속은 명확한 리스크로 남아 있어 상황을 끝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주목할 지점은 몇 가지다. 환율 변동, 외국인 보유 비중이 회복되는지 여부, 유가 흐름, 그리고 AI 메모리 수요의 실제 가시화다. 특히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시장 심리를 빠르게 바꿀 수 있는 촉매다. 개인적으로는 단기적인 공포와 중장기 구조적 수요를 함께 놓고 보는 관점이 현실적이라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