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물금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어 글을 정리해본다. 개인적 관찰로는, 실물금이 가진 몇 가지 특성이 안전자산으로서의 판단에 큰 영향을 준다고 느낀다. 우선 세금 문제와 가치 보존이라는 두 축이 핵심이다.
실물금은 부가가치세 부담 없이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이 자주 언급된다. 세금 부담이 적으면 거래 비용이 낮아지고 보유 측면에서 매력도가 올라간다. 동시에 금은 오랜 기간 동안 가치 보존 수단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에 화폐·예금과는 다른 성격의 안전자산으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상황을 보면 실물금 가격을 둘러싼 외부 환경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의 M0 통화량이 5조 4천억 달러에 달하고, 총 부채가 107조 달러를 넘어섰다는 점은 통화와 부채의 팽창이 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통화량 증가와 대규모 부채는 화폐의 실질 가치를 압박할 수 있고, 이런 환경에서는 상대적으로 실물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여지가 있다.
한국의 경우는 다른 흐름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의 금 보유량은 104.4톤에 불과하고, 외환보유액 대비 금 비중은 3.9% 수준이다. 여러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 비중(60%~70% 수준)을 유지하는 사례와 비교하면 한국의 비중은 낮게 보인다. 이 차이는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금을 더 확대할 여지가 있다는 해석으로도 연결된다.
국내 시장 관점에서는 금값 변화가 환율과 주식시장, 산업 섹터에 미치는 영향도 염두에 둬야 한다. 금값이 오르면 외환시장에서의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달러·원화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면 코스피에 대한 수요 압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금이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사용되는 점은 수요 측면에서 금값을 지지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기회와 위험을 함께 살펴보면, 금값 상승에 따른 실물금 수요 증가는 분명한 기회다. 반면 미국의 대규모 부채 확대 같은 거시요인은 금값에 복합적인 압력을 줄 수 있어 완전히 일방적이지 않다. 따라서 향후 주시해야 할 점은 금값 변동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 그리고 한국의 금 보유 정책 변화 등이다.
개인적 결론은 단순한 만능 답안은 없다는 것이다. 실물금은 세제 측면과 역사적 가치 보존력 때문에 보유 매력이 분명하지만, 거시 환경과 국내외 수급 변화에 따라 그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금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할 때는 이러한 변수들을 함께 고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