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삼성전자 부사장이 전한 경고가 오래 머물러 있다. 요지는 단순하다. 중국의 오랜 육성 정책과 최근의 집중적 지원이 쌓이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 환경이 빠르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찰을 토대로 몇 가지 핵심 포인트와 그 함의를 개인적으로 정리해봤다.
먼저 정책의 시간 축을 보면 중국은 1990년대부터 반도체 산업을 키우기 시작했고, 2014년을 기점으로 보다 본격적인 국책 지원에 나섰다. 그 결과로 등장한 각종 기금과 세제 혜택이 산업 성장의 동력이 되었고, 공개된 수치로도 중국 반도체 기금에 1억 달러 이상이 투입된 사례가 있다. 특히 28나노 이하 제조 기업에 대해 10년간 소득세를 면제해주는 조치 같은 직접적 인센티브는 단기간에 설비 확장이나 인력 확보를 촉진할 수밖에 없다.
정책뿐 아니라 인력 풀의 크기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은 매년 약 1,200만 명의 대학 졸업생을 배출하고, 그중 약 40%가 이공계 전공이다. 단순한 숫자의 힘이 기술 축적로 이어지면 연구 개발과 양산 역량이 함께 성장하게 된다. 이 구조가 지속되면 특정 분야에서 기술 격차가 빠르게 좁혀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의 핵심이다.
한국의 강점으로는 삼성전자의 지속적 투자와 국내에서의 높은 산업적 위상이 있다. 삼성전자는 어려운 시기에도 투자 기조를 유지해왔고, 정부의 지원이 산업 전반의 기반을 지탱해온 것도 사실이다. 다만 지금처럼 경쟁 구도가 달라지는 시점에는 기존의 투자와 지원만으로 충분할지, 전략적 우선순위를 어떻게 재정비할지가 중요한 차별점이 될 것이다.
실제 영향 경로를 생각해보면 몇 가지 채널이 떠오른다. 환율 측면에서는 중국의 생산능력 확대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수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코스피에서는 삼성전자 등 대형주의 실적 전망 변화가 지수에 바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 차원에서는 특정 공정이나 제품군에서 경쟁력을 잃을 경우 연쇄적인 생태계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당장 파국을 점치기는 어렵다. 오히려 외교·무역·기술 협력을 통해 기회를 찾을 여지도 있다. 예컨대 미국 등과의 협력이 확대되면 고부가가치 공정이나 장비·소재 분야에서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런 선택지도 정책적·시장적 제약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실행해야 의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지점들을 적어둔다. 중국의 반도체 육성 정책 변화, 한국 정부의 지원 정책 방향, AI 수요의 증감, 삼성전자의 투자 우선순위, 그리고 글로벌 수요·공급의 흐름이다. 이 항목들은 서로 얽혀서 산업의 중장기 판도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개인적으로는 당장의 불안보다도 변화의 속도를 주시하는 쪽이 현실적이라고 본다. 숫자와 정책은 이미 존재하고, 남은 건 우리 쪽의 대응 강도와 방향이다. 그래서 앞으로의 관찰은 단순한 위기 감지에 그치지 않고, 어떤 선택이 가능한지와 그에 따른 파급을 차분히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추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