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정말 F-35를 대체할 수 있을까?

한국이 독자적으로 전투기를 개발·양산할 수 있는 국가는 전 세계에 여섯 개국뿐이라는 점은 KF-21의 의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한 기계 제작을 넘어 설계·시험·생산 체계를 갖추고 운용 능력까지 확보했다는 것은 국방과학 역량의 큰 진전이다. 이 성과가 곧바로 전력화의 완성이나 국제적 경쟁우위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군수산업 생태계 전반에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

개발 과정에서 리스크를 줄이고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는 여러 측면에서 확인된다. 시제기와 양산기가 거의 다르지 않을 정도로 품질을 일관되게 유지했고,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비행시험을 체계적으로 준비했다는 점이 그 근거다. 실제로 1600회에 달하는 시험 비행을 통해 설계상 취약점과 운용 특성을 다듬은 경험은 단기간에 얻기 어려운 자산이다.

기술적 완성도가 높다는 주장은 성능 비교 논의로 이어지기 쉽다. F-35처럼 스텔스와 센서 융합 중심의 전투기와 1대1로 완전히 동일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국내에서 설계·시험·양산을 일괄 수행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전략적 가치를 만든다. 실전 운용에서 요구되는 신뢰성과 유지보수 역량도 결국 이런 반복 시험과 생산 과정에서 확보된다.

한편 수출 가능성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현재 KF-21은 7개국과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고, 특히 중동 일부 국가들이 한국과의 공동 개발을 희망한다는 점이 전해진다. 중동 시장은 단순 구매 수요뿐 아니라 기술 이전이나 공동 개발을 통한 역량 축적을 원하기 때문에, 한국 측에는 단순한 판매 이상의 협력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수출이 현실화되면 경제적 파급도 무시할 수 없다. 방산 수출 증가는 관련 업체의 매출과 수주 확대를 통해 코스피 내 방산 섹터의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해외 매출이 늘어나면 원화 강세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여지가 있다. 다만 이런 효과는 계약 규모와 지급 방식, 납품 일정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단기적으로 바로 나타나진 않을 것이다.

가능성에 비해 리스크도 뚜렷하다. 전쟁 등 불확실한 상황은 수출 협상을 지연시키거나 계약 이행을 어렵게 만들 수 있고, 국제 정세 변화로 방산 수요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수주 소식 하나하나에 과도하게 반응하기보다 계약 체결, 이행 보증, 납기 조건 등 현실적 요건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관심을 두고 지켜볼 지점들은 비교적 명확하다. 먼저 실제 수출 계약이 체결되는지, 그리고 그 계약의 성격이 단순 구매인지 공동 개발인지가 중요하다. 중동 국가들의 방산 정책 변화와 국내 방산 산업의 기술 업그레이드 계획, 그리고 국제 방산 전시회에서의 반응도 향후 흐름을 가늠하는 단서가 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KF-21은 기술적 성취와 함께 해외에서의 기회도 열고 있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나는 이 프로그램이 한국 항공·방산 산업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하면서도, 현실적 제약과 리스크를 함께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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