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한때 세계를 주도하던 일본의 반도체 산업이 어떻게 지금의 상황까지 왔는지 개인적으로 정리해봤다. 핵심 원인은 품질 중심의 전략과 경영 판단의 연속적 실패였다. 한때 세계 반도체 매출 상위 10개 기업 중 6개가 일본 기업이었고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겼다는 사실이 지금의 격차를 더 부각시킨다.
일본 기업들은 품질을 중시했지만 시장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일본 기술을 빠르게 따라잡으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 배경도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도시바의 회계 부정 사례와 상명하복식 문화가 기업 신뢰에 부담을 주었고, 외부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내부 문제에 갇히는 모습이 반복됐다.
최근 주목받는 라피더스 프로젝트도 쉽지 않은 과제로 보인다. 라피더스의 목표는 비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자본력과 경험 측면에서 부담이 있다. 특히 EUV 장비 운용 경험이 부족하고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점은 향후 성과를 불투명하게 만든다. 비교 지표로는 삼성전자가 연간 약 50조원 투자하는 반면, 라피더스는 5조엔을 5년간 투자할 계획이라는 점이 있다.
이런 흐름은 한국에게 기회와 리스크를 동시에 던진다. 일본 시장 점유율이 줄어드는 부분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환율 측면에서는 수출 경쟁력 강화와 원화 강세 가능성을, 코스피 측면에서는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 가능성을 관찰할 수 있다. 반면 라피더스가 성공할 경우 한국 산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리스크다.
지켜볼 만한 지점은 라피더스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과 일본의 반도체 소재·기술 개발 동향, 그리고 한국 반도체 업계의 기술 혁신과 투자 흐름이다. 여러 변수가 얽혀 있어 단정하기 어렵지만, 이 흐름은 분명한 관찰 대상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