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4,214에서 출발해 4,900을 넘는 흐름을 보니 마음 한켠이 찜찜하다. 12거래일 연속 오름세라는 숫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뭔가가 있다는 느낌이다. 장이 오른다고 해서 모든 게 편안해지는 건 아닌데, 이번 상승은 기업 이익 기대가 바닥에 깔려 있다는 전제 위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신경 쓰인다.
시장의 시선이 기업 이익으로 집중된 상황이다 보니 반도체 업종의 역할이 더 크게 느껴진다. 반도체가 전체 이익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는 얘기는, 한두 섹터에 너무 많은 무게가 실려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도체 실적 전망이 더 좋아지면 상승 동력은 이어질 수 있겠지만, 그만큼 다른 변수에 취약해지는 구조라는 생각도 든다.
환율 쪽도 불편한 요소다. 환율이 오르면서 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 주식이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커보일 수 있고, 실제로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의 평가가 외국인 눈높이에 맞춰지면서 미묘한 긴장감이 생긴다. 그럼에도 코스피 PER이 열배 조금 넘는 수준이라는 점은 여전히 ‘값이 싸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건 내가 보기엔 시장 심리와 실물 지표 사이의 온도 차이처럼 느껴진다.
곱버스를 생각하면 더 찜찜하다. 곱버스는 일일 변동성을 따라가는 구조라서 지수가 오르내리면 계좌가 금세 영향을 받는다. 단기 변동성이 심한 장에서 이런 상품을 들고 있으면 예상치 못한 손실을 보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인지 곱버스를 장기 투자 수단으로 생각하기에는 뭔가 어긋난다는 인상이 있다.
고용과 세대 구조도 왠지 중요한 배경으로 남는다. 고용 회복의 체감이나 세대별 자산 배분 성향이 달라지면 시장의 수요 축 자체가 변할 수밖에 없다. 산업 흐름 면에서는 반도체 이익 증가가 다른 업종으로 파급될 가능성도 있고, 반대로 특정 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리스크가 확대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교차한다.
마음에는 여러 득실이 섞여 있다. 숫자들은 특정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숫자들이 가리키는 구조적 취약성들이 더 신경 쓰인다. 결국 외국인 매수 패턴이나 환율 흐름, 반도체 실적 발표 같은 것들이 어떻게 맞물릴지 계속 떠올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