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이야기를 다시 들여다봤다. 한때 세계 4위였고, 전세계를 휩쓸던 회사가 어떻게 이렇게 변했는지 개인적으로 정리해본 기록이다.
초기의 기록은 단단하다. 창립 이후 54년 동안 단 한 해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는 점이 특히 눈에 들어온다. 그런 기업이 변하기 시작한 계기는 2004년 서론양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이었다.
이후 임종욱 부회장이 경영권을 맡으면서 회사 방향이 바뀌었다. 임 부회장이 전선 사업 외에 다양한 기업을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투자했고, 그 과정에서 경영 방식이 도박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런 변화와 함께 전문 경영인의 탐욕과 배신이 몰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숫자도 극명하다. 2005년 7억 원이던 부채가 2008년 2조 5억 원으로 증가했고, 2009년에는 단기 순손실 2,799억 원을 기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채가 급증한 점도 큰 전환점이었다.
그럼에도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2021년 호반 그룹에 인수된 뒤, 2026년에는 AI와 신재생 에너지의 기회를 통해 부활을 모색하는 모습이 보인다. 2026년 예상 매출 3조 8억, 영업이익 1,500억, 그리고 수주 장고가 3조 4천억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몇 가지 채널이 눈에 띈다. 전력 수요 증가와 연관된 환율 영향, 대한전선 회복이 가져올 코스피 신뢰도 변화, AI와 신재생 에너지 산업 성장에 따른 산업적 기회 등이다. 반면 LS 전선과의 소송 전쟁 같은 법적 리스크와 과거 경영 실수로 인한 신뢰도 하락도 여전히 남아 있다.
지켜볼 지점은 명확하다. LS 전선과의 소송 결과, AI 및 신재생 에너지 시장의 흐름, 호반 그룹의 경영 전략, 대한전선의 재무 상태 변화, 주주들과의 관계 회복 여부 등이다. 개인적으로는 한때의 영광과 이후의 소용돌이를 보며 안타깝다 싶다가도, 새 환경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다는 여운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