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학교에서 소풍이나 수학여행 소식이 확 줄었다는 얘기를 접한다. 현장 체험학습 자체가 점점 사라지는 흐름은 단순한 편의상의 변화가 아니라 교사들의 부담과 법적 환경 변화가 맞물린 결과다. 개인적으로는 이 변화가 학생 경험의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 초등학교의 사례가 단적으로 보인다. 2023년 조사에선 당일치기 현장 체험학습을 실시한 학교가 500곳 이상이었지만, 2025년에는 약 300여 곳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숫자 변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시행 자체를 꺼리는 쪽으로 기운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교사들이 체험학습을 기피하는 이유로 자주 거론되는 건 법적 책임과 업무 강도의 증가다. 2022년 11월 강원도 속초에서 발생한 사고 이후 인솔 교사에게도 책임을 묻는 분위기가 강해졌고, 실제로 금고 6개월의 선고 유예 같은 형사처분 사례가 알려지면서 불안감이 커졌다. 이로 인해 학교와 교육청 차원에서도 체험학습을 재검토하거나 축소하는 쪽으로 기울게 됐다.
현장 체험학습을 운영하려면 교사들이 안전 관리, 식품 위생 확인 등 여러 역할을 동시에 맡아야 한다. 평소 수업 준비에 더해 체험학습을 위한 사전 점검과 사후 처리까지 담당해야 하는 구조는 업무 강도를 크게 올린다. 이런 과중한 업무 부담이 지속되면 자발적으로 체험학습을 기획하는 교사가 줄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다.
교육제도와 정책 측면에서도 주목할 부분이 있다. 2024년 학교 안전법 개정 시도가 있었고,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법·제도가 바뀌느냐에 따라 체험학습의 회복 가능성이 달라진다. 법 개정이 교사 책임을 합리적으로 재정립하고 안전 관리 체계를 보완한다면 다시 늘어날 여지도 있다.
한편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얻는 경험이 줄어드는 것은 교육의 한 축이 약화되는 일이다. 체험학습은 교과서로는 얻기 어려운 실감과 대인관계 경험을 주는데, 그것이 빠지면 교육 내용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 다만 이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방안은 쉽지 않아서, 교육청 차원의 안전하고 검증된 프로그램 개발 같은 실무적 대안이 논의돼야 한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분명하다. 첫째, 학교 안전법 개정이 실제로 교사 부담 완화로 이어지는지, 둘째, 교사들의 체험학습 참여도가 회복되는지, 셋째, 학생들의 체험 기회가 원래 수준으로 돌아오는지 여부다. 이 세 가지가 맞물려야만 잃어버린 현장학습의 일부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체험학습 축소가 단기간의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법적·제도적 정비와 현장의 인식 변화를 동시에 이끌지 못하면, 아이들 경험의 상실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당장은 숫자와 사례를 지켜보면서 현실적인 보완책이 마련되는지 관찰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