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의 일본 반도체 전성기는 지금과 비교하면 확실히 다른 풍경이다. 그 시절 일본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비중이 크게 줄었다. 현재 일본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6%에 머물고 있다.
미국의 선택도 분위기를 바꾸는 요소로 보인다. 미국은 과거와 달리 일본보다 대만의 TSMC를 더 신뢰하는 쪽으로 기울었고, 그 영향이 일본 산업의 위상 변화에 작용한 듯하다. 동시에 일본은 소재와 장비 쪽에서 여전히 강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예컨대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일본은 전체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고, EUV 포토레지스트 기술에서도 독점적 위치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SK가 EUV 포토레지스트 생산을 시작한 사실은 이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로 인해 한국과 대만이 일본의 빈자리를 메워가는 구도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시계열로 보면 흐름이 명확하다. 1980년대 전성기를 거쳐 미국의 압박과 구조적 변화가 겹치며 쇠퇴가 시작됐고, 지금은 점유율이 6%로 축소된 상태다. 여기에 한국 기업들이 기술과 생산 측면에서 진전하는 모습이 더해졌다.
시장 측면에서 관찰할 만한 지점들도 있다. 엔화 약세는 한국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한국 반도체 기업의 성장은 코스피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는 일본의 빈자리를 한국이 일부 채우면서 경쟁 구도가 바뀔 여지도 있다.
하지만 완전히 단선적으로 보긴 어렵다. 일본의 소재·장비 분야 강점과 미국·일본의 정책 변화, 그리고 글로벌 수요의 흐름 등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이런 점들을 계속 지켜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