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응하지 않는 물줄기가 만든 깊은 계곡

옛날 옛적, 산의 품에 안긴 작은 마을에 아주 맑고 깨끗한 샘물이 솟아나고 있었습니다. 이 샘물은 마을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자 기쁨이었죠. 샘물은 언제나 넉넉했고, 마을 사람들은 샘물이 흘러가는 대로, 거스르지 않고 그저 편안하게 살아갔습니다. 샘물은 바위틈을 만나도 부드럽게 돌아갔고, 넓은 평지를 만나면 묵묵히 퍼져나갔습니다. 마치 세상의 모든 것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샘물 옆, 조금 떨어진 바위틈에서 아주 작고 고집 센 물줄기 하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물줄기는 다른 샘물처럼 부드럽게 길을 찾지 않았습니다. 눈앞에 커다란 바위가 막아서면, 돌아가기보다 그 바위를 뚫고 나가려 애썼습니다. 좁은 틈이 나타나면, 더 넓게 벌어지기보다 억지로 비집고 나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작은 물줄기를 보고 ‘어리석다’고 말했습니다. ‘저렇게 고집부리다가는 결국 마르고 말 텐데.’ ‘순응하며 사는 것이 지혜로운 것인데.’

하지만 이 작은 물줄기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몇 날 며칠, 몇 달, 몇 년이 흘렀습니다. 그 작은 물줄기가 쉼 없이 바위를 긁고, 틈새를 파고들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처음에는 눈에 띄지도 않던 작은 흔적들이 점점 깊어졌습니다. 억지로 밀고 나간 자리마다 좁지만 깊은 물길이 생겨났습니다. 다른 샘물들이 넓게 퍼져나가며 얕은 호수를 이루는 동안, 이 고집 센 물줄기는 깎고 다듬으며 제 길을 만들어갔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쉽게 꺾이지도, 햇볕에 말라버리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묵묵히, 단호하게, 제 의지를 관철했습니다.

수백 년이 흘렀을 때, 마을 사람들은 경악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샘물 옆의 작은 바위틈에서 흘러나오던 그 물줄기가, 이제는 거대하고 깊은 계곡을 만들어 놓았던 것입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그 아래로 굽이치는 깊은 물길은 그 어떤 풍경보다 장엄하고 신비로웠습니다. 그 물길 덕분에 마을은 더 많은 생명을 품게 되었고,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아름다운 경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깨달았습니다. 편안함과 순응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조지 버나드 쇼**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상은 적응하는 사람에 의해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부적응하는 사람에 의해 발전한다.’

우리는 매일같이 세상에 적응하려 애씁니다. 직장에서는 상사의 눈치를 살피고,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튀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성공과 돈에 대한 조급함에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마음을 졸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번아웃이 찾아와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치 그 작은 물줄기처럼, 우리가 ‘왜 그래야만 하지?’라고 묻고, 기존의 방식에 ‘아니오’라고 말하며,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파고들 때, 비로소 세상은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펼쳐질 것입니다. 부적응은 때로 가장 강력한 창조의 씨앗이 됩니다. 거대한 계곡이 작은 물줄기의 끈질긴 부적응에서 시작되었듯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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