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한 달 동안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40억 달러 감소해 4,236억 6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치 자체가 곧장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통상 보유액이 줄어들면 시장의 심리와 정책 대응 여력이 함께 축소될 여지가 생긴다. 이번 감소는 5년 만의 최저 수준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계절적 요인 이상의 무게를 둬볼 필요가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자금이 40조 원가량 유출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자료상으로는 약 272억 달러에 해당하는 규모가 빠져나갔다는 이야기인데, 외국인 매도는 국내 금융시장에 환율 상승 압력을 더하는 요인이 된다. 주식시장(코스피)에 미친 영향도 무시하기 어렵고, 자본 이동이 환율과 자산가격을 동시에 흔드는 모습이 관찰된다.
국내에서 달러를 사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도 언급해 두고 싶다. 개인과 기관을 막론하고 달러 매수 심리가 강화되면 단기적으로는 원화에 부담을 주기 마련이다. 이런 수요 증가는 외환보유액 감소와 맞물려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한 요인이 된다.
최근 국제정세 변수도 배경으로 남는다. 입력된 타임라인에는 미국과 관련된 중동 리스크 보도가 포함되어 있는데, 전쟁 리스크나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전통적으로 달러 수요를 끌어올리고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한다. 따라서 외환보유액과 자본유출, 달러 수요라는 내부 요인들이 외부 리스크와 겹칠 때 환율의 상향 압력이 강화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환율이 1,500원대 언저리에서 머무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단기간에 급등하는 시나리오보다는, 보유 외환과 시장의 수급이 일정 수준에서 균형을 이루며 변동성 안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에 기반한다. 다만 외환보유액 추이, 외국인 자금 유출 규모, 국내 달러 수요 변화, 그리고 국제정세의 추가 변화를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