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SP는 고압 수소 어닐링(HPA) 장비 시장에서 약 9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그 영향인지 회사는 최근 영업 이익률 50% 이상이라는 눈에 띄는 수익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지배적 지위와 높은 이익률은 AI 반도체 시대의 핵심 공정 수요와 맞물리면서 회사의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독점이 영원하지는 않다는 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023년에는 후발 장비 기업이 HPSP의 핵심 특허를 우회하는 데 성공한 사례가 보고됐다. 특허 우회는 단기적으로 점유율과 가격 결정력을 약화시킬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고객 확보 경쟁을 심화시켜 마진 압박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여기에 대주주의 자본 이탈 가능성도 투자 리스크로 떠오른다. 크레센도 에코티 파트너스는 2017년 HPSP 지분 51%를 인수한 이후 2024년에 블록딜을 통해 지분 일부를 매각했고, 이 과정에서 약 6,000억 원의 현금화가 이루어졌다. 대주주가 지분을 쪼개서 블록딜을 진행한 것은 자금 회수의 일환으로 해석되지만, 시장에는 지배구조 변화나 추가 매도에 대한 우려를 남긴다.
과거 실적을 보면 HPSP는 2022년에 매출 1,600억 원, 영업 이익 850억 원을 기록하며 고수익 구조를 입증했다. 다만 반도체 장비 산업은 경기·수요 사이클에 민감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이나 글로벌 수요 축소가 직접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환율 하락은 원가 측면에서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코스피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지켜볼 포인트는 몇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HPSP의 특허 소송 결과와 기술적 대응 여부는 점유율 유지에 결정적이다. 둘째, AI 반도체 수요 변화와 반도체 업계의 투자 사이클은 매출 흐름을 좌우할 것이다. 셋째, 대주주의 추가 블록딜 가능성은 주가와 지배구조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HPSP의 높은 수익성 자체는 매력적이지만, 특허 우회와 대주주 매도라는 이중 리스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시장의 기대와 현실이 엇갈릴 때 단기적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위 세 가지 관찰 지점을 중심으로 추이를 점검하는 편이 낫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