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 업종의 실적 호조와 주가 상승을 보면서 웃음 짓는 투자자가 많다. 하지만 동시에 내부자 매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점은 계속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원문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주식을 매도하고 있고, 보고된 200건의 내부자 거래 중 199건이 매도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런 거래 패턴은 단순한 수익 실현 이상의 의미를 내포할 수 있다.
실적이 좋은 기업의 내부자들이 주식을 파는 이유는 여러 가지일 수 있다. 개인적 자금 수요나 포트폴리오 조정도 있을 테지만, 시장의 고평가 구간을 의식한 매도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내부자 매도가 급증하면 외부 투자자에게는 불안 요인이 되고, 이는 유동성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결국 주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업황 자체가 견고하더라도 시장 반응은 과도하게 나타날 수 있다.
한편 국내 주식 계좌의 손실 비중도 높은 수준이다. 주어진 수치로는 전체 계좌의 50%가 손실 상태에 있고, 해외 주식 투자 계좌의 손실 비율은 36%로 국내보다 낮다. 이 차이는 투자 성과의 지역적 편차를 보여주는 한편, 국내 투자자들이 반도체 쏠림 현상으로 인해 포트폴리오가 충분히 분산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손실 계좌가 많은 상황에서 업종별 급락이 발생하면 개인 투자자의 충격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 전반에서 보면 반도체 자체가 최근 몇 년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왔다. 자료에는 2년 동안 100% 이상의 수익과 5년 동안 50% 이상의 수익률이 언급되어 있다. 이런 수익률은 긍정적 신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과도한 기대’가 누적됐다는 징후로 읽힐 수 있다. 역사적 버블의 기준에 비춰 현재 반도체 시장이 버블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그래서 등장한다.
한국 경제에 미칠 채널을 생각해 보면 몇 가지가 있다. 먼저 환율 측면에서는 반도체 버블이 붕괴할 경우 수출 비중이 큰 업종의 타격으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코스피 측면에서는 반도체가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 때문에 업종 하락이 지수 전반의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반도체 외 산업들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면 경제 전반의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반도체 업종 전체를 부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단기적으로는 투자 기회가 존재할 수 있고, 기업 실적 자체는 계속해서 의미 있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현재 상황을 감상 또는 무비판적 낙관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내부자 매도 추세, 해외 주식과의 성과 차, 코스피 및 환율 움직임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느낀다. 이런 지표들이 향후 시장의 방향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데이터는 말해주지만 해석은 다양하다. 동일한 숫자도 관점에 따라 낙관의 근거가 되기도 하고, 경계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개인적인 관찰로는 현재 반도체 중심의 자산 배분과 내부자 매도 증가를 함께 보는 것이 향후 리스크 관리를 하는 데 유용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