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공방, 먼지가 내려앉은 작업대 위로 한 줄기 빛이 부서진다. 그곳에 ‘시간의 조각가’라 불리는 노인이 있었다. 그는 낡은 망치와 정으로 덧없는 찰나의 순간들을 빚어 거대한 조각품을 완성하는 이였다.
“스승님, 저 순간들은 너무 덧없어 보입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깃털처럼, 잡으려 하면 사라져 버립니다.”
젊은 제자가 물었다. 노인은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그 덧없음 속에 우주의 비밀이 숨겨져 있단다. 흩날리는 깃털 하나하나가 모여 거대한 새의 날갯짓이 되고, 그 날갯짓이 바람을 만들어내듯 말이다.”
그는 굳어가는 흙 한 줌을 꺼내 들었다. “이 흙은 한때 물이었고, 햇살이었으며, 땅의 일부였지. 하지만 그 모든 흔적이 사라졌다고 해서 흙의 가치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듯, 찰나의 순간들도 마찬가지란다.”
그는 굳은 흙을 섬세하게 다듬기 시작했다. 찰나의 시간이 모여 흙덩이를 아름다운 형상으로 빚어내는 것처럼, 우리 삶 역시 덧없이 지나가는 수많은 순간들의 집합체였다.
그 순간들이 때로는 쓴웃음을, 때로는 환한 웃음을 선사하더라도, 그 모두가 모여 우리라는 존재를 완성하는 씨앗이 된다.
우리의 삶은 고요한 공방에서 빚어지는 조각품과 같다. 찰나의 경험, 스쳐 가는 감정, 무심코 지나쳤던 인연들이 모여 하나의 형상을 이룬다.
시간의 조각가는 덧없는 순간들을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는다. 오히려 그 찰나 속에 담긴 고유한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들을 정성껏 엮어내어 삶이라는 예술 작품을 완성한다.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내는 시간 속에도, 보이지 않는 조각가는 우리의 삶을 빚고 있다. 찰나의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고, 그 의미를 깊이 새길 때, 비로소 우리 삶은 찬란한 걸작으로 탄생할 것이다.
우리의 매 순간은 붓질 한 번, 망치질 한 번과 같다.
그 붓질과 망치질이 모여 하나의 위대한 그림을, 하나의 불멸의 조각품을 만들어낸다.
인생은 찰나의 순간들이 모여 완성되는 하나의 거대한 태피스트리일지도 모른다.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실들이 보이지 않는 손길에 의해 엮여, 마침내 눈부신 그림을 완성하듯 말이다.
순간의 덧없음을 슬퍼하지 말고, 순간의 소중함을 감사하라 – 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