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명성 잃고 되돌릴 수 있을까?

닛산은 한때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이름값이 있었던 브랜드다. 1933년 설립 후 1969년 다선 240의 미국 시장 성공 등으로 존재감을 키웠고, 1981년 썬 브랜드 폐지 이후에도 다양한 변화를 겪어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연간 6조 원대 적자와 함께 2025년 정크 등급 신용을 받는 등 위상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

과거의 성과가 지금의 문제를 가려주지는 못한다. 닛산의 시장 점유율은 27년 동안 꾸준히 하락했고, 8년 중 7년이 적자였다는 실적 흐름이 이를 방증한다. 현재 보유한 43개 모델 가운데 수익을 내는 차가 4개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제품 포트폴리오와 수익 구조에 근본적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1998년의 기록적 적자와 1999년 르노의 지분 인수 및 카를로스 곤의 CEO 임명은 닛산에 일시적 변화를 가져왔다. 르노가 닛산의 36.8%를 인수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회복의 기미가 보였지만, 그 후에도 완전한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2017년 카를로스 곤의 퇴진 이후 닛산은 다시 불안한 시기로 접어들었고, 2020년에도 6,2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내부 문제와 잘못된 전략이 위기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경영진의 의사결정과 제품 전략, 비용 통제 모두에서 일관성이 떨어진 결과가 누적된 셈이다. 이 때문에 르노의 개입과 구조조정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냈지만,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 시장 관점에서는 몇 가지 채널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환율 변동은 닛산의 수출 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쳐 국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수 있고, 닛산 관련 충격은 코스피 등 증시 변동성에도 일정 부분 파급될 여지가 있다. 반면 닛산의 약화는 한국 자동차업체에 시장 점유율을 흡수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앞으로 관찰할 지점은 분명하다. 닛산의 구조조정 결과와 르노와의 관계 변화, 그리고 신임 CEO의 전략 방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흐름과 소비자 선호 변화도 닛산의 회복 가능성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현재로서는 닛산이 내부 문제를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해결하느냐에 따라 회복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론 닛산의 사례가 흔치 않은 경영·전략 실험의 실패뿐 아니라, 브랜드와 조직의 누적된 약점이 어떻게 표면화되는지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당장의 재무지표뿐 아니라 제품 라인업과 경영 체계 전반을 어떻게 재정비하느냐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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