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깊은 산골짜기에 두 명의 스님이 살고 있었다. 한 명은 늘 세상을 향한 번뇌로 가득 차 마음이 늘 어지러웠고, 다른 한 명은 잔잔한 호수처럼 평온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번뇌로 가득 찬 스님은 매일 아침, 자신의 작은 방에 놓인 낡은 거울을 닦으며 한숨을 쉬었다. 거울에는 늘 뿌연 먼지가 앉아 자신의 얼굴마저 제대로 비추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매일같이 거울을 닦고 또 닦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거울은 다시금 먼지로 뒤덮였다. ‘이놈의 먼지, 어찌 이리도 끈질긴가. 내 마음처럼 쉬이 닦이지 않는구나.’ 그는 거울을 탓하며 더욱 힘주어 닦았지만, 거울은 그의 조급한 마음을 비추듯 더욱 흐릿해질 뿐이었다.
반면, 평온한 마음을 지닌 스님에게도 거울이 하나 있었다. 그의 거울은 늘 맑고 투명하여 마치 갓 닦아낸 듯 빛났다. 번뇌 스님이 궁금한 나머지 그에게 물었다. ‘스님, 어찌하여 스님의 거울은 늘 그리 맑고 깨끗한 것입니까? 저는 아무리 닦아도 먼지가 앉아 괴롭습니다.’
평온한 스님이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나는 거울을 닦지 않는다네. 다만, 마음을 닦을 뿐이지.’
번뇌 스님이 의아해하며 되물었다. ‘마음을 닦는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거울이 더러운데 어찌 마음을 닦는다고 하시는지요?’
그때, 그들의 스승이었던 혜능이 그곳에 나타나 잔잔한 목소리로 말했다. ‘혜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본래 한 물건도 없는데 어디에 먼지가 앉겠는가.’
혜능의 말이 끝나자, 번뇌 스님은 비로소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거울을 닦는 데만 집중했을 뿐, 거울이 먼지를 붙게 만드는 ‘마음’의 상태를 돌아보지 않았던 것이다. 그의 마음속에 집착과 욕심, 불안이라는 먼지가 쌓여 있었기에 거울은 늘 뿌옇게 흐려져 있었던 것이다. 반면, 평온한 스님은 애초에 어떤 것도 자신의 것이라 여기지 않았기에, 그 어떤 것도 마음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의 마음은 텅 비어 있었기에 먼지가 앉을 자리조차 없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직장 상사와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성공과 돈에 대한 조급함,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며 느끼는 열등감, 그리고 그 모든 것에 지쳐 번아웃을 겪는 현대인들에게 혜능의 지혜는 등대가 된다.
우리는 종종 외부의 환경이나 타인의 말에 좌우되어 마음이 흔들린다. 마치 먼지가 앉아 뿌옇게 흐려진 거울처럼, 우리의 마음도 끊임없이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며 괴로워한다. 하지만 혜능의 명언처럼, 본래 우리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어떨까.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비교하는 시선을 거두며, 조급해하는 마음을 비워낼 때, 우리의 마음은 비로소 맑고 투명한 거울이 될 것이다. 먼지가 앉을 자리가 사라진 그곳에서, 우리는 진정한 평온과 자유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