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골 마을, 옹달샘 옆에는 오래된 맷돌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 맷돌은 특별히 두 개의 돌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하나는 굳건한 바위처럼 꿈쩍도 하지 않는 ‘인내’의 돌이었고, 다른 하나는 바람결에도 흔들리는 연약한 갈대 같은 ‘순응’의 돌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마을 사람들은 이 맷돌에 갓 딴 곡식을 넣어 빻았습니다. 빻는 동안 ‘인내’의 돌은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굳건한 힘을 실어주었고, ‘순응’의 돌은 끊임없이 회전하며 묵직한 무게를 부드럽게 갈아내어 고운 가루로 만들었습니다. 이 두 돌의 조화로운 움직임 없이는 풍요로운 수확물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어느 날, 마을에 홍수가 닥쳐 옹달샘이 넘쳐흘렀습니다. ‘인내’의 돌은 거센 물살에도 끄떡없었지만, ‘순응’의 돌은 떠내려갈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때, 마을의 가장 어린 아이가 달려와 ‘순응’의 돌 옆에 작은 돌멩이들을 쌓아 올렸습니다. 그 돌멩이들은 ‘순응’의 돌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습니다. 아이는 ‘순응’의 돌에게 속삭였습니다.
“괜찮아, 내가 곁에 있어 줄게.”
그 후로 ‘순응’의 돌은 더욱 부드럽게 돌아갔고, ‘인내’의 돌은 더욱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습니다. 맷돌은 이전보다 훨씬 곱고 풍성한 가루를 만들어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맷돌의 변화를 보며 깨달았습니다. 굳건한 인내와 부드러운 순응, 그리고 서로를 지지하는 따뜻한 마음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삶의 풍요로움이 빚어진다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의 삶 역시 이 맷돌과 같습니다. 때로는 굳건한 의지로 버텨내야 할 때가 있고, 때로는 유연하게 상황에 맞춰 나아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에는 주변의 작은 지지와 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보이지 않는 손길들이 모여 찰나의 순간들을 엮어낼 때, 우리는 예상치 못한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하게 됩니다.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 – 아리스토텔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