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시간의 강가에는 ‘찰나’라는 이름의 작은 조각가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손에는 보이지 않는 끌과 망치를 들고, 흘러가는 시간의 물줄기 속에서 찰나의 순간들을 낚아채 모았습니다.
어느 날, 젊은 찰나 조각가 ‘이음’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늙은 찰나 조각가 ‘결’에게 물었습니다.
“스승님, 저희가 모은 이 찰나의 조각들은 너무 작고 연약합니다. 바람이 불면 흩어지고, 물결에 휩쓸리면 사라져 버릴 것만 같습니다. 대체 이것들로 무엇을 만들 수 있겠습니까?”
결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이음의 작은 조각 더미를 바라보았습니다.
“이음아, 너는 아직 깨닫지 못하는구나. 이 찰나의 조각 하나하나는 덧없어 보이지만, 수많은 찰나가 모일 때 비로소 거대한 형상을 이루게 된단다.”
그는 자신이 모아둔 찰나의 조각들을 가리켰습니다. 햇살에 반짝이는 무수히 많은 작은 조각들이 모여 거대한 산봉우리, 깊은 계곡, 그리고 푸른 숲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보렴. 저 산은 수많은 찰나의 순간들이 깎이고 깎여 만들어진 것이고, 저 숲은 찰나의 씨앗들이 싹을 틔우고 자라나 이루어진 것이란다.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하나, 시냇물에 반짝이는 물방울 하나, 모두 찰나의 조각들이 엮어낸 아름다운 풍경이지.”
이음은 스승의 말을 듣고 자신이 모아온 찰나의 조각들을 다시 바라보았습니다. 처음에는 흩어지고 사라질 것만 같았던 조각들이, 시간이 흘러 다른 찰나의 조각들과 만나고 얽히면서 하나의 의미 있는 형태를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 역시 이 찰나 조각가들이 빚어내는 거대한 예술 작품과 같습니다. 하루하루, 매 순간 들이 쌓여 우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만들어갑니다. 때로는 덧없어 보이는 작은 순간들이 모여 예상치 못한 큰 변화를 일으키기도 하고, 찰나의 선택이 우리의 인생 항로를 송두리째 바꾸기도 합니다.
보이지 않는 시간의 손길에 의해 우리는 끊임없이 빚어지고 성장합니다. 고통스러운 순간은 굳은살이 되어 우리를 강하게 만들고, 기쁨의 순간은 빛나는 색채가 되어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무뎌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더 깊어지고 단단해지며 우리만의 고유한 모습으로 다듬어져 갑니다.
이처럼 시간은 가장 뛰어난 조각가이자 예술가입니다. 찰나의 순간들을 엮어 우리의 삶이라는 캔버스 위에 가장 아름답고 의미 있는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두기보다는, 찰나의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고 의미를 부여할 때, 우리는 시간의 조각가가 되어 삶이라는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빚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덧없어 보이는 오늘 하루의 조각들도 소홀히 여기지 마십시오. 그것들이 모여 당신의 삶이라는 걸작을 완성할 것입니다.
인생이란 우리가 겪는 일들의 총합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한 일들의 총합이다. – 마야 안젤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