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이와 라리자니의 사망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이란 내부의 정치적 리더십에 공백이 생겼다. 최종 결정권자가 뚜렷이 자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다양한 권력 축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이 과정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군사적·정치적 의사결정 체계 전반에 불확실성을 키운다.
권력 공백은 곧 군사적 긴장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혁명수비대 등 군부 세력은 내부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외부 위협에 대한 대응 방식을 재정립하려 할 텐데, 결정권의 부재는 그 과정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당장은 선별적이고 제한적인 군사행동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런 전략은 전면전으로 가지 않으려는 실용적 선택이기도 하다.
미국의 작전은 이란의 군사 시설을 주로 겨냥했고 석유 관련 시설은 의도적으로 피해를 적게 남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석유 시설 공격을 자제한 배경으로 전 세계적 위기 확산 가능성이 언급된 점은, 경제적 파급을 고려한 제한적 타격이라는 해석을 낳는다. 이런 접근은 군사적 압박과 경제적 파급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계산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힘의 균형은 현저히 기울어져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전비(戰備) 사용 규모는 약 20대 1 수준으로, 수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이란이 불리한 구조다. 이 수치 때문에 이란은 전면전보다는 버티기 작전과 선별적 공격으로 상황을 관리하려 할 수밖에 없다. 내부적으로도 제한된 자원과 결정권의 공백이 이런 전략을 더욱 부추긴다.
한국 시장 입장에서는 몇 가지 경로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이란발 불안정성이 국제 유가에 영향을 미치면 원·달러 환율에 간접적 파급이 생긴다. 에너지 관련 섹터와 이란과 교역이 있는 기업들의 주가 변동도 코스피에 일정 부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기회 요인도 존재한다.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 등 중동 에너지 수송로의 안정성 확보에 기여할 여지가 있다. 반대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 중동의 불안정성이 심화돼 에너지 수급 리스크가 커지는 점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앞으로 주시할 지점은 이란 내부의 리더십 변화, 미국의 군사적 전략, 중동 에너지 시장의 움직임과 국제사회의 대응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상황이 단기간에 해소되리라 보지 않는다. 권력 공백이 남긴 불확실성이 외교적·군사적 누름과 당김을 만들어내는 동안, 그 파장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느리지만 꾸준히 전이될 것이다. 당분간은 관련 뉴스의 계기마다 수급과 정책 반응을 면밀히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