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깊은 산골짜기에 두 개의 샘이 있었다. 하나는 언제나 맑고 투명한 물이 솟아나는 ‘고요한 샘’이었고, 다른 하나는 때때로 넘쳐흐르다가도 이내 바닥을 드러내 메마르기 일쑤인 ‘변덕스러운 강’이었다.
고요한 샘은 언제나 제자리를 지키며 주변의 풀과 나무들에게 끊임없이 생기를 나누어주었다. 작은 새들은 샘물에 목을 축이며 지저귀었고, 사슴은 조심스레 다가와 갈증을 달랬다. 샘물은 제 물을 마시는 존재들에게 어떤 대가를 바라지도, 칭찬을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저 묵묵히, 자신의 존재를 다할 뿐이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샘 주위로는 언제나 푸른 숲이 우거졌고, 그 숲은 다시 샘물을 보호하는 울타리가 되어주었다. 계절이 바뀌어도 샘은 마르지 않았고, 그 맑은 물은 주변의 모든 생명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반면 변덕스러운 강은 달랐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모든 것을 휩쓸어버릴 듯 거칠게 흐르다가도, 가뭄이 들면 금세 흙먼지만 날리는 마른 강바닥을 드러냈다. 강은 자신의 넘치는 물을 자랑하며 주변의 짐승들에게 뽐내기도 했고, 물이 줄어들면 서운해하거나 분노하기도 했다. 강 주변의 나무들은 잠시 풍족함을 누리다가도 이내 시들었고, 짐승들은 강이 마를까 두려워 늘 불안해했다. 강은 늘 외로웠다. 자신의 넘치는 물을 자랑할 상대도, 마르기라도 하면 손가락질할 이웃도 없었다. 그저 자신의 변덕에만 몰두할 뿐이었다.
시간이 흘러, 고요한 샘 주변에는 다양한 생명들이 모여들었다. 샘이 베푸는 맑은 물 덕분에 숲은 더욱 풍성해졌고, 그 숲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은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갔다. 숲은 샘의 든든한 이웃이 되었고, 샘 또한 숲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어느 날, 변덕스러운 강은 메마른 강바닥에 홀로 남아 탄식했다. ‘나는 이렇게 넘치기도 하고, 메마르기도 하는데, 왜 주변에는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가?’
이때, 숲을 거닐던 현명한 노인이 변덕스러운 강의 탄식을 듣고 말했다.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다.’
변덕스러운 강은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의 넘치는 물이나 메마른 상태에만 집중했을 뿐, 묵묵히 자신의 가치를 나누고 주변과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고요한 샘이 맑은 물을 베풀어 숲을 풍요롭게 했듯, 진정한 ‘덕’은 자신을 비우고 타인을 향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이웃을 만들고, 그 이웃들과 함께 외롭지 않은 삶을 만들어간다는 것을 말이다.
오늘날 우리는 직장에서 때로는 넘치는 업무량에 치여 번아웃을 느끼고, 때로는 맡은 일이 적어 존재감을 잃어 불안해한다. 성공과 돈에 대한 조급함에 휩싸여 자신을 잃고 타인과 비교하며 외로움을 느낄 때가 많다. 하지만 공자의 말씀처럼, 우리의 ‘덕’은 거창한 업적이나 물질적 성공에 있는 것이 아니다. 묵묵히 맡은 바를 다하고, 타인을 돕는 작은 친절, 진심으로 귀 기울이는 경청, 그리고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야말로 우리를 외롭지 않게 하는 진정한 ‘이웃’을 만드는 씨앗이다. 곁에 있는 동료에게 따뜻한 격려를 건네고, 가족에게 진심을 표현하며,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작은 손길을 내미는 것. 그것이 바로 고요한 샘물처럼, 우리 주변에 든든한 이웃을 만들어주는 지혜로운 삶의 방식일 것이다. 당신의 ‘고요한 샘’은 어디에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