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음의 나무, 거목이 되다

아주 먼 옛날, 드넓은 숲이 있었습니다. 그 숲에는 수많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는데, 어떤 나무는 곧게 뻗어 튼튼한 기둥이 되어 궁궐을 짓는 데 쓰였고, 어떤 나무는 아름다운 곡선으로 휘어져 고급 가구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쓸모 있는 나무들을 발견하면 환호하며 베어갔지만, 유독 한 나무만은 숲 한구석에서 홀로 서 있었습니다.

그 나무는 줄기가 구불구불하고 가지가 뒤틀려 어디에도 쓸모가 없어 보였습니다. 사람들은 그 나무를 보며 ‘저 나무는 쓸모가 없어’라고 말하며 그냥 지나쳤습니다. 심지어 숲을 관리하는 나무꾼조차도 저 나무는 베어봤자 아무 쓸모도 없을 것이라며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도 그 나무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존재로 남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나무는 더욱 깊은 뿌리를 내리고 굵은 줄기를 자랑하며 숲의 한가운데 우뚝 섰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해에는 주변의 어린 나무들이 모두 떠내려갔지만, 그 나무는 굵고 구불거리는 줄기로 흙을 단단히 붙잡아 숲이 쓸려나가는 것을 막았습니다. 또한, 여름날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면 그 넓고 뒤틀린 가지들이 드리워져 숲속의 작은 동물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했습니다. 어떤 새들은 그 뒤틀린 가지에 둥지를 틀어 안전하게 알을 낳았고, 어떤 다람쥐들은 그 굵은 줄기에서 숨바꼭질을 하며 행복해했습니다.

어느 날, 숲을 지나던 현명한 노인이 그 나무를 보며 말했습니다. ‘이 나무는 쓸모가 없어서 오히려 숲의 가장 큰 나무가 되었구나.’

**장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쓸모없음의 쓸모가 가장 큰 법이다.’**

이 이야기가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깊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쓸모’를 찾아 헤맵니다. 직장에서 빠른 승진과 높은 연봉을 얻는 것, 타인과의 비교에서 뒤처지지 않는 것, 사회가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에 부합하는 것. 이 모든 ‘쓸모’를 좇느라 우리는 때로는 지치고 번아웃을 겪습니다. 마치 뒤틀리고 구불거리는 나무처럼, 우리의 개성이나 남들과 다른 모습이 ‘쓸모없음’으로 치부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장자의 지혜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때로는 쓸모없어 보이는 것, 당장 눈에 띄지 않는 것, 남들과 다른 것이 오히려 가장 큰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말입니다. 숲의 거목처럼, 그 나무는 쓸모없다는 평가 때문에 오히려 온전하게 자라 숲을 지키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우리 역시 경쟁 사회에서 ‘쓸모’만을 강요받기보다, 때로는 잠시 멈추어 자신의 ‘쓸모없음’ 속에 숨겨진 진정한 가치를 발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잠시의 멈춤과 다름 속에서, 우리는 예상치 못한 위로와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쓸모 있는’ 존재로 거듭나는 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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