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 도자기, 삶의 깊이를 빚다

작은 공방 한켠, 갓 빚어진 흙덩이들이 아무런 빛깔도 없이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놓여 있었습니다. 그중 유독 투박하고 거칠어 보이는 흙덩이가 있었습니다. 곁에 있던 섬세한 곡선의 흙덩이가 말했습니다.

“저것 좀 보게. 제대로 빚어지지도 못하고, 색도 없이 저리 뒹굴고 있잖은가.”

무채색 흙덩이는 조용히, 하지만 단단하게 답했습니다.

“나는 아직 나의 깊은 울림을 담지 못했네. 시간이 나를 완성시켜 줄 것이야.”

계절이 몇 번 바뀌고, 흙덩이들은 뜨거운 가마의 시간을 거쳤습니다. 섬세했던 흙덩이들은 뜨거운 열기 속에서 균열이 가고 빛깔을 잃었습니다. 반면, 투박했던 무채색 흙덩이는 가마의 시련을 통해 겉잡을 수 없이 깊고 풍부한 색채를 머금게 되었습니다. 굽고 난 후, 흙덩이들은 더 이상 흙덩이가 아니었습니다. 각각의 깊은 울림을 머금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도자기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습니다. 때로는 거칠고 투박한 시간의 바람 속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는 듯 보일 수 있습니다. 뚜렷한 빛깔이나 형태를 갖추지 못해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가마 속 뜨거운 열기는 우리 삶의 시련과 고난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그 시련 속에서 우리는 좌절하고 부서지는 듯한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묵묵히 견뎌낸 시간들은 우리 내면에 깊이를 더하고, 예상치 못한 아름다운 빛깔을 발현하게 합니다. 찰나의 순간들은 모여 삶이라는 거대한 예술 작품을 빚어내고, 각자의 경험은 고유한 울림으로 승화됩니다.

우리의 삶은 완성되어 가는 여정 그 자체입니다. 흠집 하나 없이 완벽한 모습만을 좇기보다, 시련을 통해 얻는 깊이와 성장의 흔적을 소중히 여기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삶이란 곧 완성되어 가는 과정이다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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