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약 9조 8천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음에도 코스피가 오르고 있다. 겉으로 보면 매수세가 시장을 떠받들고 있다는 인상이다. 다만 이 배경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상승이라고만 보기 어려운 면들이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흐름이다. 특히 개인들이 ETF를 통해 시장에 대거 참여하면서 수요가 유지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반면에 개인의 레버리지 성향도 함께 높아졌다. 신용융자 잔고가 일주일 새 1조 6천억 원 늘어 사상 처음 30조 원을 넘어섰다는 점은 그 자체로 시장의 민감도를 키운다.
레버리지는 상승기에는 수익률을 키워주지만 하방에서는 손실을 증폭시킨다. 외국인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그들이 매도에 나설 경우, 유동성 공급주체가 줄어들면서 주가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의 상승은 외국인 매도라는 외부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면을 지닌다.
과거 흐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2020년 코로나 쇼크 이후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늘며 주가가 전반적으로 올랐고, 이후 2021년부터는 코스피가 조정을 받으면서 개인들이 손실을 본 구간이 있었다. 보고된 바에 따르면 2022년 동안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가 약 3,4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수치도 있다. 이런 누적된 손실과 레버리지 확대는 현재의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다.
환율, 특정 산업 의존도 등도 채널로 작동한다. 환율 변동은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탈에 영향을 주고, 반도체 등 특정 섹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경우 해당 업종의 등락이 지수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이 커진다. 이런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면 작은 충격도 큰 파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당장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긴 어렵다. 관찰해야 할 지점은 외국인 매도 추이, B2(증권사의 대출성 자금)와 신용융자의 증가세, 코스피의 변동성, 개인 투자자의 손실 규모 및 정부의 정책 변화다. 개인적인 기록으로는 이 변수들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향후 시장의 방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