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그러움으로 세상을 품는 지혜

아주 먼 옛날, 깊고 푸른 숲에는 수많은 생명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유독 작은 것에 마음을 빼앗기는 다람쥐 한 마리가 있었다. 그는 매일 아침, 숲 바닥에 떨어진 도토리 하나하나를 세며 그 모양과 크기를 일일이 비교했다. ‘이 도토리는 저것보다 조금 더 둥글군.’ ‘이것은 흠집이 하나도 없으니 가장 좋은 것이야.’ 그는 그렇게 수십, 수백 개의 도토리를 비교하고 따지느라 정작 숲의 아름다움을 보거나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법이 없었다. 그의 세상은 오직 도토리의 미세한 차이로만 채워져 있었다.

같은 숲에는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켜온 거대한 바위산이 있었다. 바위산은 수많은 비바람을 맞고 맹렬한 태양을 견뎌냈지만, 그 모든 것을 묵묵히 받아들였다. 작은 새들이 둥지를 틀고, 앙증맞은 들꽃이 피어나도, 거친 동물들이 그늘을 찾든, 바위산은 그저 모든 것을 품고 흘려보낼 뿐이었다. 그는 다람쥐처럼 작은 풀잎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신경 쓰거나, 바람의 방향을 재단하려 들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숲의 일부가 되었다.

어느 날, 심술궂은 바람이 불어와 다람쥐가 애지중지 모아둔 도토리들을 사방으로 흩어버렸다. 다람쥐는 절규하며 흩어진 도토리들을 다시 찾으려 애썼지만, 바람은 멈추지 않고 그의 노력을 비웃듯 도토리들을 더욱 멀리 날려 보냈다. 절망에 빠진 다람쥐는 결국 지쳐 쓰러졌다. 그때, 그의 곁으로 다가온 것은 바로 거대한 바위산이었다. 바위산은 아무 말 없이, 다람쥐가 흩어진 도토리들을 주워 잠시 머물 수 있도록 자신의 품을 내어주었다. 다람쥐는 바위산의 너그러운 품 위에서 비로소 흩어진 도토리들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숲 전체를 감싸는 시원한 바람과 하늘의 빛을 느낄 수 있었다.

이때, 숲의 가장 오래된 나무가 나지막이 읊조렸다. **장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큰 지혜는 너그럽고, 작은 지혜는 따지기 좋아한다.’**

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종종 직장 상사의 사소한 지적에 밤새도록 괴로워하거나, 동료의 승진을 보며 자신을 비참하게 비교한다. 타인의 성공을 보며 조급해하고, 작은 실수 하나에도 자신을 몰아붙이며 번아웃에 빠지기도 한다. 마치 도토리를 세는 다람쥐처럼, 우리는 눈앞의 작은 이해득실, 비교, 평가에 매몰되어 삶의 더 큰 풍경을 놓치고 만다.

하지만 장자의 지혜는 우리에게 말한다. 큰 지혜는 너그러움에서 비롯된다고. 타인의 잘못을 너그럽게 보아주고, 자신의 부족함 또한 너그럽게 포용하며, 삶의 크고 작은 사건들을 묵묵히 받아들일 때, 비로소 우리는 마음의 평화를 얻고 진정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바위산처럼 세상을 품는 너그러움이야말로, 복잡하고 때로는 버거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지혜일 것이다. 작은 것에 연연하기보다, 넓은 마음으로 모든 것을 포용하는 지혜를 가질 때, 우리는 비로소 삶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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