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차전지 산업은 분명히 방향을 바꿨다. 올해 6월 저점과 10월 저점을 잇는 추세선이 점진적인 상승을 보여주고 있고, 시장 분위기도 그에 맞춰 달라지고 있다. 다만 그 변화가 곧바로 업종의 주도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현장에는 상반된 신호들이 혼재한다. LG 에너지 솔루션의 대규모 공급 계약 해지 같은 악재가 실제로 존재하는 반면, 리튬 가격의 상승은 셀 제조업체에게는 분명한 호재가 될 수 있다. 이처럼 플러스와 마이너스 요인이 섞여 있어 향후 흐름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글로벌 경쟁 구도도 부담이다. 한국 배터리의 시장 점유율이 15.7%로, 작년 동기 대비 3.5% 포인트 감소한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점유율 하락은 단순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업계의 위치를 재정비하게 만든다.
밸류에이션 측면도 과제로 남아 있다. LG 에너지 솔루션의 PER이 135배로, 글로벌 경쟁사인 CATL의 20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고평가라는 해석이 나온다. 투자 관점에서는 이런 수치가 가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 시장에선 환율, 코스피 흐름, 전기차·ESS의 수요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영향이 전파될 것이다. 리튬 가격 상승이 셀 업체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과 ESS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기회로 보인다. 반면 공급 계약 해지와 같은 악재의 지속, 글로벌 경쟁 심화로 인한 점유율 감소는 주의해야 할 리스크다.
지켜볼 점은 미국 시장의 성장 여부, 리튬 가격 동향, 글로벌 점유율 변화, 전기차 판매량과 ESS 시장의 성장 추세다. 이런 변수들이 모여 2차전지의 향방을 결정할 테고, 개인적으로는 몇 가지 면에서 약간의 우려도 남는다. 남은 시간 동안 변화의 실체가 어떻게 드러날지 계속 살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