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 속,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고립된 한적한 공방이 있었습니다. 이곳에는 ‘시간의 조각가’라 불리는 한 장인이 살고 있었죠.
그는 특별한 붓과 끌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의 공방에는 맑은 물이 담긴 작은 옹달샘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어느 날, 길을 잃은 젊은이가 우연히 이 공방을 찾아왔습니다.
“스승님, 무엇을 만드시는 겁니까?” 그는 옹달샘을 가리키며 물었습니다.
“나는 시간을 빚는다네.” 조각가가 나지막이 답했습니다. 그는 옹달샘에 손을 담갔습니다. 물결이 잔잔히 퍼져나갔죠.
“이 찰나의 물결들이 바로 시간의 조각들이라네. 쉼 없이 흘러가지만, 그 순간들은 영원한 가치를 지니지.”
그는 덧붙였습니다.
“가장 찬란한 보석도 수많은 순간의 압축이고, 가장 웅장한 건축물도 찰나의 못질이 모여 이루어지는 법이지.”
젊은이는 조각가의 말을 곱씹었습니다. 그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작은 씨앗들이 서로의 존재를 느끼며 싹을 틔우고, 결국 하나의 거대한 숲을 이루는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우리의 삶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매 순간순간은 작고 보잘것없어 보일지라도, 그 찰나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화려한 기교나 거창한 계획 없이도, 오롯이 현재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삶의 귀한 조각품을 빚어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찰나의 순간에 온전히 존재하는 것입니다. 마치 옹달샘의 잔잔한 물결처럼, 그 고요함 속에서 우리는 가장 깊은 울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지금만이 우리가 가진 전부이다. – 알프레드 테니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