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앞에 흔들리는 돛, 마음의 나침반

아주 먼 옛날, 드넓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섬에 늙은 등대지기 한 명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평생을 등대지기로 살며 수많은 폭풍우를 겪었지만, 늘 차분하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했습니다. 그의 곁에는 늘 돛을 단 작은 배 한 척이 정박해 있었는데, 이 배는 파도에 흔들릴 때마다 돛이 바람을 받아 펄럭이며 불안한 듯 소리를 냈습니다.

어느 날, 섬에 젊은 여행자가 찾아왔습니다. 그는 거친 바다를 건너는 것이 두려워 밤낮으로 마음을 졸이고 있었습니다. 그의 눈에는 늙은 등대지기의 평온함이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여행자는 늙은 등대지기에게 물었습니다. ‘어르신, 어찌하여 저리 거센 바람 앞에서도 흔들림이 없으십니까? 제 배는 돛이 바람에 찢어질 듯 펄럭이며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요동칩니다. 저는 그 소리만 들어도 온몸이 떨려옵니다.’

늙은 등대지기는 빙그레 웃으며 자신의 배를 가리켰습니다. ‘보렴, 젊은이. 저 배의 돛은 바람을 받아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단다. 바람이 거세다고 해서 돛을 찢어버릴 수는 없지. 돛은 바람을 이용하는 것이지, 바람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란다. 저 돛이 펄럭이는 것은 바람 때문이 아니라, 돛이 바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일 뿐이지.’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란다.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어떤 상황에 놓이는가 하는 사물 그 자체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경우가 많지. 마치 거센 바람과 같단다. 하지만 그 바람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우리 스스로 선택할 수 있지. 돛이 바람을 받아 앞으로 나아가듯, 우리 마음도 두려움이나 불안에 굴복하는 대신, 그것을 이해하고 내면의 힘으로 삼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단다.’

이때, 현명한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 사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다.’

늙은 등대지기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직장 상사의 날카로운 질책 앞에서 ‘나는 무능하다’고 단정 짓는 생각, 성공과 돈에 대한 조급함 때문에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생각,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느끼는 열등감, 그리고 끝없는 경쟁 속에서 번아웃을 겪는 현실까지. 이 모든 불안과 고통은 사실 그 상황 자체보다는, 그 상황에 대해 우리가 만들어낸 생각의 그림자 때문일 때가 많습니다.

거친 바람 앞에서 돛이 찢어질까 두려워하는 대신, 바람을 이용해 더 멀리 나아갈 방법을 고민했던 늙은 등대지기처럼, 우리도 삶의 파도 앞에서 불안에 휩싸이기보다, 그 상황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점검하고 내면의 평온을 찾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사물은 그저 존재할 뿐, 그것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입니다. 우리의 생각이 바뀌면, 세상은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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