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투지 않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지혜

아주 먼 옛날, 산과 산 사이에 자리 잡은 작은 왕국이 있었습니다. 이 왕국은 언제나 경쟁과 욕망으로 들끓었지요. 왕은 더 많은 영토와 재물을 탐냈고, 신하들은 서로의 벼슬을 탐했으며, 백성들은 옆집보다 나은 삶을 갈망했습니다. 왕국 곳곳에는 시기와 질투, 그리고 끊임없는 다툼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왕국 변두리, 깊은 숲과 맞닿은 곳에 한 늙은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왕궁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소박하고 고요한 삶을 살았지요. 그의 집 앞에는 작은 샘물이 솟아났는데, 그 물은 사계절 마르지 않고 맑게 흘렀습니다. 숲의 동물들은 목마르면 어김없이 이 샘물을 찾아왔고, 새들은 그 물가에서 지저귀며 목을 축였습니다. 숲의 나무들은 이 샘물 덕분에 더욱 푸르고 건강하게 자랐습니다. 늙은이는 그저 묵묵히 샘물을 지켜볼 뿐, 어느 누구에게도 자신의 것을 내어주라 강요하거나, 더 많은 물을 달라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왕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지 못해 깊은 시름에 잠겼습니다. 왕관의 무게보다 더 무거운 마음으로 신하들에게 물었습니다. ‘어찌하면 이 왕국을 더욱 번영시키고, 나의 권위를 높일 수 있겠느냐? 무엇이 가장 훌륭한 것이냐?’ 신하들은 저마다 자신의 지혜를 뽐내며 온갖 화려하고 거창한 계획들을 내놓았지만, 왕의 마음을 채우지는 못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왕은 숲으로 사냥을 나섰다가 우연히 늙은이의 샘물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맑고 투명하게 흘러내리는 물을 보며 왕은 잠시 숨을 돌렸습니다. 그때 늙은이가 다가와 왕에게 잔잔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왕이시여, 진정으로 훌륭한 것은 저 물과 같습니다.’

왕은 의아해하며 물었습니다. ‘물이 어찌 훌륭하다는 것이냐? 그것은 그저 흐를 뿐인데.’

늙은이가 미소를 지으며 답했습니다. ‘보십시오. 물은 스스로 높은 곳에 머무르지 않고 낮은 곳으로 흘러 만물을 적십니다. 누구에게나 생명을 주고, 더러움을 씻어내며, 갈증을 해소하지만, 결코 자신의 공을 내세우거나 다투지 않습니다. 봄이면 싹을 틔우게 하고,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며, 가을이면 열매를 맺게 하고, 겨울이면 추위를 견디게 하는 힘을 줍니다. 그저 흘러갈 뿐인데, 세상 모든 것이 물 덕분에 살아갑니다.’

왕은 늙은이의 말을 곰곰이 되새겼습니다. 자신의 끝없는 욕망과 끊임없는 다툼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때, 왕의 귓가에 깊은 울림처럼 맴도는 한 마디가 있었습니다.

**노자 말했다. ‘가장 훌륭한 것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는다.’**

이 이야기는 비단 옛날 왕국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날 우리는 어떻습니까? 치열한 직장에서는 상사와의 관계에서, 혹은 동료와의 경쟁에서 기회를 엿보며 늘 자신을 낮추기보다 상대방을 이기려 애씁니다. 성공과 돈에 대한 조급함에 밤낮없이 자신을 몰아붙이며 번아웃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SNS 세상에서는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물처럼 살아가는 지혜는 우리 곁에 늘 존재합니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 다투기보다 먼저 양보하며 갈등을 봉합하는 사람, 자신의 것을 나누며 기쁨을 얻는 사람. 그들은 마치 물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이롭게 하고, 자신 또한 고요한 만족감을 얻습니다.

노자의 물과 같은 지혜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채우려 하기보다, 흘러가는 대로 맡기고, 타인에게 이로움을 주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삶의 태도를 가르쳐 줍니다. 그것이 진정으로 훌륭하고, 우리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물처럼, 다투지 않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삶,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장 깊은 지혜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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