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와 증여세는 겉으로 보기보다 복잡하다. 개인의 재산 규모와 가족 구성, 그리고 적용되는 공제 조건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단순한 걱정만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점을 먼저 적어둔다.
2024년 통계를 보면, 상속세가 실제로 부과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적었다. 사망자 36만 명 가운데 약 2만 명만이 상속세 신고를 했고, 이는 전체의 5.6%에 해당한다. 숫자만 놓고 보면 대부분 사람은 상속세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불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일부 사례에서는 큰 세금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완전히 무관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상속세가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공제 체계와 세율 구조 때문이다. 현재 상속 공제 금액은 수십 년 전 기준으로 유지되고 있고, 최고세율은 50%로 설정되어 있다. 공제 기준이 과거 기준에 머물러 있으면 물가 상승과 자산 가치 상승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게 상대적으로 세 부담이 커 보일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가 특정 케이스에서는 매우 큰 세액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체감이 더 강해진다.
증여의 경우에도 단순하지 않다. 증여세는 누진 구조로 되어 있어 구간별 세율이 다르게 적용된다. 예를 들어 1억 원 이하 구간은 10%가 적용되고, 1억에서 5억 원 구간은 20%가 적용된다는 설명이 대표적으로 제시된다. 또 다른 근거로는 1억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30% 세율이 적용된다는 지적이 있다. 이러한 누진 구조 때문에 증여를 한 번에 크게 하면 세 부담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자산을 옮길 때는 세율과 공제뿐 아니라 이전 방식과 자산 형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현금 이체와 같이 투명한 방법은 세무상 문제가 크지 않더라도, 금 같은 실물자산이나 부동산 등은 평가 방식과 과세 시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단순히 ‘증여한다’는 행위만으로 세부담을 줄일 수 있는지 판단하기보다는 구체적 상황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또 한 가지는 시장 관점에서의 영향이다. 상속·증여세 관련 법과 규정이 바뀌면 부동산과 금융 시장의 행동에 파급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제의 변화나 세율 조정은 자산 이전 방식의 변화를 촉발하고, 이는 부동산 수요나 금융상품 구조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다. 환율이나 코스피와 직접적인 인과를 단정하긴 어렵지만, 자산 재편 과정에서 기업 가치 평가나 자금 흐름에 미세한 영향은 생겨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상속·증여 문제를 접할 때 표면적인 불안감에 휩쓸리지 않는 편이 낫다고 본다. 통계와 세율 구조를 차분히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사례별로 전문가와 상담해 구체적 수치와 방법을 따져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다만 법·제도 변화와 가족 간 자산 이전 방식의 변화는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작은 결정 하나가 미래의 세부담을 크게 바꿀 수 있으므로, 크게 한 번에 옮기는 방식은 신중히 검토할 일이다.